비행기에서 내렸는데도 스마트폰을 여전히 `비행기 모드`로 유지하는 비즈니스맨이 눈에 자주 보인다. 핵심 정보를 가진 경영자를 노린 스마트폰 해킹이 빈번해지면서다. 비행기 모드는 기내에서 통신을 차단하는 기능이지만 해킹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는 데도 쓰인다.
2일 블룸버그는 공항·호텔·콘퍼런스장에서 붐비는 비즈니스맨들을 노린 모바일 데이터 해킹이 기승을 부리면서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설정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톰 캘러만 세계은행 컴퓨터 보안 전문가는 “도시형 해킹 공격”이라며 “특정인이 아니라 일정 공간 내에 있는 모든 사람이 타깃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커들은 중요한 정보를 가진 비즈니스맨이 많다는 점과 공공 와이파이 보안 취약성을 이용해 쉽게 목표물에 접근하고 고급 정보를 빼낼 수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기차 안에서 스마트폰을 켰지만 자동으로 기기가 리부팅 되면서 모든 데이터를 탈취당한 캘러만의 경험을 전했다. 그는 “공항은 물리적으로 매우 안전한 공간일지 모르지만 사냥꾼들의 터전이기도 하다”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또 “비즈니스맨들이 와이파이에 접속하는 찰나 이메일과 일정표를 통해 그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 수 있을뿐더러 누구를 만날 것인지에 대한 정보까지 파악해 정보를 빼낸다”고 덧붙였다. 캘러만은 데이터 해킹을 직접 겪은 이후 비행기에서 내린 이후에도 공항에서 비행기 모드를 해제하지 않는다고 한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