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비밀주의 원칙을 고수하는 애플이 지난해 아이폰5를 내놓으며 이례적으로 개발에 숨겨진 이야기를 공개했다. 5분짜리 동영상에서 조니 아이브 디자인 총괄 수석부사장은 아이폰 제조 의 비밀을 말한다.
그는 “새 아이폰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시작하는 단계는 디자인”이라며 “이 디자인을 실현하기 위해 알고 있던 모든 것을 동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제조 한계를 뛰어넘을 방법을 찾는다”고 밝혔다. 아이브 부사장은 “아이폰5를 특별한 존재로 만드는 비결은 손에 들었을 때 느낌”이라며 “핵심은 재질과 놀라운 정밀감”이라고 표현했다.
애플은 아이폰5 재질인 알루미늄부터 시작해 외장표면을 기계 가공한 후 광택을 내고 질감을 준다. 크리스털다이아몬드로 각진 모서리를 비스듬하게 깎아낸다. 아이브 부사장은 “이 과정은 한 치의 오차를 허락하지 않고 거울처럼 매끈하게 마감한다”며 “이 공정으로 가벼운 질감이 느껴지는 뒷면과 고광택 빗면 모서리가 드라마틱하게 대비되는 디자인이 탄생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좁은 공간 안에 많은 부품을 오차 없이 조립한다. 부품이 컨베이어에 놓이면 두 대의 고성능 카메라가 하우징 사진을 촬영해 분석한다. 725개 컷 중에서 가장 잘 맞는 부품이 결정된다. 제품 간 오차는 미크론 단위로 측정할 정도로 작다.
아이브 부사장은 지난해 영국 인디펜던트와 인터뷰에서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가격이나 이상한 마케팅이 아닌 원칙이 필요하며 이것이 애플을 이끌어 온 힘”이라고 말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