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7년 독일 칼 브라운 교수가 음극선관을 발명했다. 오늘날 TV브라운관은 그의 이름에서 유래됐다. 이후 TV는 두 차례 혁명 과정을 거친다. 듣는 것(라디오)에서 보는 것(TV)으로 진화한 것이 1차 혁명이다. 2차 혁명은 흑백의 음영을 천연색으로 바꾼 컬러TV다. 1954년 미국에서 첫 전파를 탔다.
![[월요논단]3차 TV혁명의 서막 `UHD TV`](https://img.etnews.com/photonews/1305/424306_20130505134235_003_0001.jpg)
컬러TV는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며 다양한 시도를 거친다. 단방향에서 양방향(iTV)으로, 주문형 비디오(VoD), 입체 영상을 선언하며 등장한 3D TV, 인터넷 접속 기능을 결합한 다기능의 스마트 TV에 이르기까지 TV는 숨가쁜 기술 진화를 거듭해왔다.
그간의 TV 진화는 기술에 의존한 것이어서 진정한 의미에서 TV 혁명이라 하기엔 아쉬움이 크다. 화질을 본원적 가치로 기술 발전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제3차 TV 혁명은 현재 진행 중이다. 실감영상, 곧 UHD TV의 안방 습격이다. HD TV보다 최소 4배 이상 고해상도를 자랑하고 다채널 오디오가 가능하다. 방송 생태계는 물론이고 IT산업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성장을 견인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까닭에 세계 주요 국가들은 디지털 전환이 완료되는 2010년부터 HD 이후 차세대 방송에 대한 준비를 서둘러왔다.
세계 UHD TV 시장은 지난해 2900대에서 2016년 400만대로 1300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랑스, 일본 등이 발빠르다. 한국 기업에 밀려 고전을 거듭했던 소니 등 일본 전자업체는 UHD TV사업에 사활을 걸었다. 일본 정부도 차세대 방송기술 개발 예산으로 31억엔(약 347억원)을 책정해 지원사격에 나섰다.
우리나라 방송사와 기업도 움직임이 빨라졌다. 매체는 실험방송을 진행하면서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케이블TV플랫폼은 타 매체와 달리 전송방식 변경 없이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고해상도 비디오와 같은 초대용량 콘텐츠의 품질을 보장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전송할 수 있다. 또 케이블 인프라의 홈 패스율이 높고 안정적 방송가입자를 확보해 차세대 방송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제공하는데 있어 적합하다. CJ헬로비전도 지난해부터 ETRI와 공동연구를 통해 케이블 대역폭 제한 없이 UHD TV를 안정적으로 서비스 할 수 있음을 검증하고 있다. 현재 서울양천방송을 통해 실험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차세대 방송인 UHD TV는 국가 인프라 사업이고 산업분야의 파급효과가 크다. 이 때문에 정부를 중심으로 보편적 시청권 확보와 관련 사업 발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진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정부가 오는 6월까지 디지털 전환 이후 새로운 성장 기회로 부상하고 있는 UHD 등 차세대 방송발전 로드맵을 제시하겠다고 밝혀 3차 TV혁명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기업들도 ICT 성장의 기폭제로서 연관 기술 및 산업 발전을 견인해낼 UHD TV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하고 생태계 구축에 힘을 모아야한다.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세상을 바꾸는 것은 트위터나 페이스북이 아니라 80여 년 전에 방송을 시작한 TV가 여전히 세상을 지배한다`는 TV에 대한 재해석을 내놓았다. 차세대 방송은 TV소비의 다양한 기능적 편리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스마트 TV와 장소와 공간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운 N스크린 서비스, 그리고 이 모든 서비스를 함께 아우르는 UHD TV를 근간으로 진화할 것이다. `바보상자`로 치부돼온 TV는 지금 `진화` `혁신` `혁명`이라는 수식어를 필요로 하고 있다. TV의 본원적 가치인 화질로 시작해 미완(未完)의 제3차 TV혁명, UHD TV의 서막이 올랐다.
변동식 CJ헬로비전 대표 dsbyun@cj.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