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마이크로SD]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전자신문 공동 활성화 좌담회

수조원대의 황금시장으로 꼽히는 모바일지불결제 시장을 놓고 금융마이크로SD가 새로운 결제 도구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사 뿐 아니라 IT관련 기업까지 유관 시장에 가세하며, 올 하반기 본격적인 보급 사업에 나선다. 민관 합동으로 한국은행에서 시연회까지 완료했다. 이제 금융마이크로SD를 어떤 방식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시키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금융마이크로SD 보급 사업에 나설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와 전자신문은 `금융마이크로SD 활성화` 좌담회를 지난 2일 한국은행 소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좌담회에서는 금융마이크로SD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실행전략과 방향, 제도적 보완점을 심도 깊게 논의했다.

◇참석자(가나다 순)

김정혁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전자금융팀장

이용희 우리은행 유뱅킹사업단 부부장

유희준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과장

장석호 비씨카드 지불결제연구소 부소장

정희원 티모넷 부사장(R&D연구소장)

조장희 SK C&C e-커머스사업 부장

사회=길재식 전자신문 경제과학벤처부 기자

◇길재식 전자신문 경제과학벤처부 기자(사회)=모바일 지불결제 시장에 대한 관심이 상당하다. 새로운 결제 수단으로 금융마이크로SD가 급부상한 이유는 무엇인가.

◇장석호 비씨카드 지불결제연구소 부소장=최근 2년간 지불결제시장 데이터를 분석해봤더니 모바일 결제 비중이 큰 폭 증가했다. 무려 1년 새 28%가까이 증가했다. 인터넷 뱅킹 사용자가 모바일 뱅킹으로 전이되는 형국인데, 새로운 지불결제 플랫폼으로 스마트폰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는 사용자가 증가하지만 결제 플랫폼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특히 금융사는 기존 이통사와 제휴를 통해 과도한 수수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금융마이크로SD는 하나의 대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의 흐름 또한 이를 증명한다.

◇이용희 우리은행 U뱅킹사업단 부부장=2000년대 인터넷 뱅킹 서비스가 시행됐을 때 은행이 고객 대상으로 브라우저 사용법을 가르쳐준 시절이 있었다. 이제 스마트폰이라는 플랫폼이 나오면서 PC기반의 금융 트렌드는 모바일로 옮겨간 지 오래다. 은행 고객 이용 현황을 분석해 본 결과 인터넷 뱅킹 이용객은 주춤한 반면 스마트폰 뱅킹 고객이 큰 폭 증가했다. 이제 내 손안의 금융, 스마트 금융 시대가 본격화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편의성과 기술 수용성, 이용용이성 측면에서 스마트폰은 나무랄 데 없는 플랫폼이다.

이에 걸맞은 결제 수단은 다양하지만 보안성과 이용 확장성을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것이 금융마이크로SD다. 우리은행 또한 금융마이크로SD를 통한 결제 서비스를 곧 선보일 방침이다.

◇사회=금융마이크로SD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여러 과제가 산적해 있다. 사업자간 이해관계도 다르고, 실제 고객 만족을 어떻게 실현할지 보다 구체화된 사업계획이 나와야 한다고 보는데, 어떤가.

◇정희원 티모넷 부사장=모바일 지불결제 사업을 놓고 이통사, 휴대폰 제조사, 금융사 등 이권이 얽힌 사업자들이 따로국밥처럼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금융마이크로SD 보급사업도 마치 유심칩 진영과 경쟁하는 구도로 흘러가는 측면이 있다. 통신사와 비통신사 간 대립양상으로 번지는 것처럼 보인다.

금융마이크로SD의 활용성은 무궁무진하다. 스마트폰을 통한 결제 수단 외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건 모바일지불결제 시장을 키우기 위해 각 사업자간 `모바일 페이먼트 대융합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에코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통신사와 제조사, 보안, 시스템 업체, 금융사 등이 모두 한데 모여 금융마이크로SD를 어떻게 결제 수단으로 활용할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 또 여러 결제수단을 대체한다는 논리보다는 소비자가 편리하게 모바일결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 결제 매체를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조장희 SK C&C e-커머스 사업부장=미국에 유명한 개 사료 제조사가 있었다. NBA출신 인력을 대거 직원으로 채용시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를 거쳐 개 사료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특허도 내고 다른 사료와 차별화를 선언하며 사업에 나섰지만 결과는 부도였다. 왜 그랬을까. 고급 인력과 연구 데이터를 통해 사료를 제조했지만 개가 사료를 안 먹어서다.

국내 모바일 지불결제 플랫폼도 이와 유사하다. 쓰기에 불편하고 아직도 어렵다. 매체가 무엇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금융마이크로SD도 똑같다. 보안을 강화하고 기술적 우위가 있어도 고객이 불편하면 시장에서 사장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본 사업에 앞서 여러 문제점을 먼저 되짚어봐야 한다. 금융마이크로SD의 보안성은 유심칩이나 앱 기반의 결제 수단보다 탁월하다. 보다 독립적인 결제 서비스를 담을 수 있어 확장 측면에서는 다른 결제 도구보다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칩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보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다. 단가를 낮추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용희=동의한다. 가격 이슈도 중요하지만 금융마이크로SD를 어떻게 브랜드화하고 고객에게 홍보를 할 것인지도 중요한 과제다. 여러 금융사가 개별적으로 금융마이크로SD를 배포하고 활용할 게 아니라 결제수단을 하나의 브랜드로 담아내야 한다. 홍보도 모든 사업자들이 함께 협력해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별도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방안도 금융당국과 협의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사회=한국은행에서 최근 금융마이크로SD 시연회를 개최했다. 민간 사업자의 관심도 높다. 금융마이크로SD를 본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본다.

◇유희준 한국은행 금융결제국 과장=최근 한국은행에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영국의 유명 저널리스트가 금융마이크로SD에 대해 궁금하다며 취재를 해 온 것이다. NFC월드닷컴 운영자인데, 질문 요지는 금융마이크로SD의 호환성과 실제 사업 성공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였다. 그리고 은행이나 카드사 등 금융사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추가로 물어봤다.

금융마이크로SD 시연회 이후 유관 사업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이제 시범사업을 준비해야 하는데 한국은행, 금융결제원은 민간 기업과 방향을 맞춰 TSM역할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과거 모바일결제와 관련 정부 단위에서 여러 시범 사업 등을 한 바 있다.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민간기업과 정부 간 다른 시각과 효율적이지 못한 협력체계가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금융정보화추진협의회를 통해 시범사업과 본 사업을 추진할 때에도 눈과 귀를 열고 사업을 추진하겠다.

◇조장희=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체제 구축 이전에 모바일지불결제 시장의 왜곡된 현상부터 바꿔놓아야 한다. 국내 모바일 지불결제 시장은 무조건 NFC(근거리무선통신) 기반의 결제 서비스가 중심인 것처럼 말한다.

오히려 외국의 경우 마이크로SD가 먼저 활성화된 결제 도구다. 그런데 금융마이크로SD도 NFC기술과 억지로 연결하려는 시도가 있다. NFC를 배제해도 은행플랫폼과 온라인 결제부문에서 금융마이크로SD는 큰 강점이 있다. NFC기반 결제를 소비자에게 자꾸 강요하고 그에 끼워 맞추다 보니 국내 모바일 결제 서비스는 NFC라는 인식이 강하다. 정부 책임도 있다. 이제 소비자의 사용 패턴을 고려해 가장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결제 수단이 무엇인지 판단하고 움직여야 한다. 금융마이크로SD 또한 마찬가지다.

◇사회=국내 모바일지불결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제언은.

◇정희원=이통사와 스마트폰 제조사, 금융사들은 지불결제 사업 자체가 엄청난 수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오해를 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만 하면 수익이 발생할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기존 이통사의 지불결제 사업만 보더라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그 안에 또 다른 여러 사업자가 존재하고 수익을 나누기 때문이다. 밴(VAN)사와 PG사가 대표적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실제 결제가 이뤄지는 가맹점에서 모바일 지불결제 서비스에 대해 소극적이고 무지하다는 점이다. NFC결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가맹점이 대다수다. 체계적인 교육이 안 된다. 그 이유는 모바일결제 사업자들이 가맹점에게 강요를 하는 구조로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점이다. 수익을 내야겠다는 생각만 하지 운영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했다. 그래서 가맹점과 이견이 많다. 과거 NFC지불결제 사업과 금융마이크로SD를 자꾸 연결하려는 습성은 버려야 한다. NFC결제는 교통이나 고속 결제, 소액결제에 강점이 있다. 금융마이크로SD는 온오프라인 결제를 비롯한 금융 뱅킹 서비스와 연계해 활용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다.

◇장석호=모바일결제 핵심은 실제 결제가 이뤄질 때 편하고 신속하게 지원해주느냐가 관건이다. 국내 모바일지불결제 시장을 보면 우려스러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바로 변형 솔루션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 카드사가 모여 앱 기반 모바일카드를 출시했다. 서비스는 경쟁력이 있지만 정부가 추진 중인 IC카드 전환책과 상충되는 부분이다. 이 같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가 여기저기 출현하면 실제 사용 고객은 혼란을 겪는다.

◇정희원=모바일지불결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유관 사업자가 많이 나와야한다. 해당 사업자와 가맹점 등도 모든 이익을 가져갈 수 있는 객관적인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금융마이크로SD 분야에서도 보안, 서비스 사업자는 중소기업이 상당수다. SK나 한국스마트카드 등 비교적 규모가 큰 기업을 참여시키고 고객이 유료로 금융마이크로 SD를 써도 만족도가 높게끔 전략을 짜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