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년 뒤 우리 후손은 내가 지금 웹에 쓴 메시지 한 줄, 사진 한 장의 기록을 어떻게 해석할까.
지난 1989년 경북 안동에서 400년 전 남편과 사별한 한 여인의 편지 한 통과 여인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미투리(신발)가 죽은 남편 무덤에서 발견됐다. 편지에는 남편을 향한 애절한 사랑이 구구절절 담겨 보는 이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우리 손으로 새기는 디지털 대장경]<2> “사용자 데이터 후대에 온전히 전해져야”](https://img.etnews.com/photonews/1305/424696_20130506161608_469_0002.jpg)
조두진 소설 `능소화`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 이 짧은 편지 덕분에 우리는 선조의 사랑이 시공을 초월해 지금의 우리 정서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사료에 담긴 정형화된 문장에서는 느낄 수 없던 선조의 삶을 이해하게 하는 기록의 단면이다.
인류는 기록을 남기기 시작한 때를 기준으로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로 나뉜다. 점토판에 새겨진 페니키아 문자, 거북이 등에 새긴 갑골 문자, 나무를 가공한 경판에 불심으로 새긴 팔만대장경 등 기록을 위한 저장 도구는 문명과 함께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종이의 등장으로 역사는 서고와 장경각, 도서관 같은 기록 보존소에 담겨 전해지고 있다. 역사는 그렇게 당대 활용 가능한 최적의 저장 도구를 소재로 최고의 저장소를 찾아 기록으로 이어져 왔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삶은 보다 쉽고 편한 디지털 데이터 형태로 보관된다. 21세기 역사는 데이터라는 도구를 활용해 서버라는 저장 매체가 보관되는 `IDC`에 차곡차곡 쌓인다.
사랑하는 아이의 첫 걸음마, 단체사진에서 찾아낸 짝사랑했던 친구의 모습, 먹음직한 간장게장 인증샷 등 일상의 소소한 추억이 N드라이버에만 하루 2000만장 이상 저장된다.
하루 검색로그만 3테라바이트가 생성되고 블로그·카페·지식인 등 이용자 생성 콘텐츠뿐만 아니라, NHN이 직접 디지타이징한 국보급 유물과 미술 작품, 옛날 신문 등도 디지털 데이터로 남겨진다.
선조들이 임진왜란 때 고려 팔만대장경을 지켜냈듯 인터넷기업 역시 현재의 디지털 기록을 보관하고 지켜 후대에 전할 의무가 있다. 우리나라 국민의 어제와 오늘, 내일의 삶을 담아낼 웹의 소중한 기록은 우리 기술로 지켜야 한다.
NHN이 IDC 건립에 나선 것은 우리 사용자들이 만들어준 국내 최대 인터넷기업의 명성만큼 사용자 데이터도 중요하며, 잃지 않을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다.
외규장각 의궤가 프랑스에서 반환되던 날 환호했던 국민의 기록에 대한 애정을 알기에 지금의 디지털 역사도 반드시 기록으로 후대에 전해져야 한다.
※앞으로 매주 화요일 네 차례 더 박 본부장이 NHN IDC `각` 건립에 얽힌 이야기와 담겨진 기술을 직접 전합니다.
3회〃 무중단 가동을 위한 설비, 인프라 기술. 춘천에 세운 까닭은?
4회〃 웹에 기록한 데이터가 서버에 안전하게 보관되기까지(고온 상면에서 견디는 자체 서버)
5회〃 전기 먹는 하마? 에너지 저감을 위한 노력들(외기도입 시스템 등)
6회〃 세계 최고 친환경·고효율 IDC를 향한 도전(LEED 플래티넘 V 3.0 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