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무한화질 경쟁

UHD TV 화질 무한경쟁

[이슈분석]무한화질 경쟁
[이슈분석]무한화질 경쟁

`가전의 얼굴`로 불리는 TV에서 한중일 3국간 초고선명(UHD) 전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UHD TV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와 함께 대표적 차세대 TV로 꼽힌다. OLED TV에서는 아직까지 LG전자만 제품을 출시했고, 삼성전자도 이에 상응하는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일본이나 중국업체들은 시제품 성격 이외에 뚜렷한 대응은 없는 상태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확실한 주도권을 잡은 셈이다.

[이슈분석]무한화질 경쟁

하지만 UHD TV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LG전자가 84인치 제품을 세계 최초 출시한 이후 삼성전자도 올초부터 85인치 UHD TV 판매를 시작했다. 이 사이 일본에서도 소니, 중국에서는 세이키 등이 보급형 UHD TV 판매를 시작하면서 빠른 추격에 나서고 있다.

UHD TV는 풀HD의 4배에 달하는 초고해상도(3840X2160)가 강점이다. 풀HD TV의 화소수가 207만개인데 UHD TV는 830만개의 화소수를 자랑한다. 보다 선명하고 깨끗한 화질을 제공한다.

◇UHD 한국 주도?= 세계 최초로 UHD TV를 판매한 회사는 LG전자다. 지난해 하반기 84인치 모델을 국내에 선보였고 올해부터는 해외시장에도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2400만원으로 중형차 한 대 가격이다. LG전자가 선제 대응에 나선 이후 삼성전자는 올초 85인치, 110인치 UHD TV를 공개한 후 85인치 모델을 4000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초기 대응에서는 우리나라가 우위를 잡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미 중국과 일본 업체 다수가 UHD TV를 공개했거나 판매하는 등 다른 제품군에 비해 월등히 빠른 추격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올초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3에서는 중국, 일본업체 대부분이 UHD TV제품을 공개하면서 대응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삼성·LG가 OLED와 UHD 두가지 대응에 집중하는 사이 일본과 중국업체들은 `UHD 올인 전략`으로 한국에 뺏긴 TV시장 주도권 확보를 노리고 있다”며 “일본은 엔저를 무기로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중국은 고가 UHD TV를 구매할 수 있는 내수 소비층이 넓은 것이 강점”이라고 말했다.

◇일본-중국 UHD TV 대응 강력하다= 일본 소니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 패널을 통한 84인치 UHD TV를 선보였다. 조만간 최대 TV시장인 미국에서 각각 4999달러(약 549만원), 6999달러(약 769만원)에 55인치와 65인치 UHD TV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85인치 UHD TV를 4000만원에, LG전자는 2400만원에 팔고 있는 걸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는 제품이다.

소니는 2000년대 중반부터 `LED TV-3D TV-스마트 TV` 등의 경쟁에서 삼성에 밀리면서 시장점유율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소니가 과거의 왕좌 자리를 다시 찾기 위해 뽑아든 카드가 UHD TV다. 최근 엔저는 소니에 힘이 되고 있다. 엔저로 수출채산성이 개선돼 지난해 기준(2012년 4월~2013년 3월) 400억엔(약 45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소니 이외에 샤프와 파나소닉 등도 UHD TV를 개발 중이다. 이미 여러 전시회를 통해 제품 스펙을 공개하기도 했다.

중국 스카이워스도 50인치 UHD TV를 내놨다. 3D도 지원하며 안드로이드4.0 기반으로 스마트 기능까지 제공하는 TV다. 중국 일부지역에만 제한적으로 판매되고 있지만 최근 공개 가격은 인민폐 8999위안(약 160만원)까지 가격을 낮췄다. 중국 제조사 세이키도 최근 미국 소셜커머스 업체인 그루폰과 공동 마케팅하며 50인치 UHD TV를 1200달러 수준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국내 업체들이 80인치 이상의 대형 패널 UHD TV에 집중하는 사이 중국과 일본 업체들은 아직까지는 50, 60인치대 보급형 제품 판매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중국에서는 이들 이외에 창홍, 하이얼 등도 UHD TV 대응을 확대하고 있다. 이미 CES2013에서는 중국 하이센스와 TCL은 BOE가 만든 패널의 110인치대 UHD TV까지 공개하기도 했다.

◇UHD 삼국지, 한국 강점을 살려라= 최근 수년간 글로벌 TV 1, 2위 업체는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이를 잘 유지하고 점유율을 더 높이기 위해서는 차세대 TV 주도권 확보가 필수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패널 크기를 줄인 보급형 UHD 라인업 출시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고가 프리미엄 전략 일변도에서 탈피해 일본·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보급형 대응을 확대하는 것이다. 어느 정도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UHD TV라도 같은 UHD가 아니다`라는 점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계 1, 2위 디스플레이 업체를 계열사로 두면서 패널 확보에서 해외 경쟁사 대비 강점이 있다. 여기에 앞선 3D와 스마트TV 기능을 연계할 수도 있다. TV 디자인과 리모컨 등 사용자경험(UX) 등에서도 중국·일본 경쟁사보다는 한발 이상 앞서 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충분히 UHD TV시장에서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해외 TV제조사가 UHD 저가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색재현성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보급형 라인업인 55인치, 65인치 제품을 내놓으면서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시장에 어필할 것”이라고 밝혔다.


표. UHD TV 시장 전망(단위: 1000대)

*자료: 디스플레이서치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