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2년차인 저자는 어느날 수첩에 `사내 강의`란 목표를 적어 넣었다. 그리고 몇 년 후 강단에서 강연을 마친 그는 수강자들로부터 평균 96점의 높은 강의 평가 점수를 받았다. 물론 쉽지 않았다. 강의를 지원할 때 정성을 다했지만 실패의 고배도 마셨다.
다시 지원한 그에겐 운이 따랐다. 단 한 사람이던 경쟁자가 두려움에 스스로 포기했다. 끝내 강단에 섰고 땀 흘려 준비한 강의는 빛을 발했다. 노력에 더해 행운을 거머쥔 그는 일상의 꿈을 이룬 `드림워커(Dream Worker)`다.
드림워커는 꿈이 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란 의미다. 꿈은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일상의 모든 일이 스스로를 행복하게 하는 과정으로 둔갑할 수 있고 과정이 바로 꿈 자체다. 저자가 공유하려고 하는 것은 세상의 일하는 이들이 무심코 잃어버린 행복을 다시 찾아가는 길이다.
이제 11년차 직장인인 저자는 어느 날 하고 싶은 일의 목록을 적은 `워너비 리스트`를 만든다. 가족과 함께 하는 봉사활동부터 외제차 구입까지 바라는 것은 모조리 적었다. 이뤄질 때 마다 동그라미를 그렸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후 정말 달성한 것은 몇 개 되지 않았다. 워너비 리스트 중 상당수는 여전히 일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회사 업무 중에 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사표라도 멋지게 던질 수 있는 연습이 완성될 때 까지 회사에서 꿈을 실현할 방법은 없을까`를 고민하기 이르렀고 스스로 답을 찾아 나섰다.
누구나 똑같다. 하고 싶은 일과 하고 있는 일이 다르다. 꿈은 언제나 겉돈다. 즐거울 수 있는 방법은 하나다. 하고 있는 일에서 하고 싶은 것을 찾는 것이다. 저자가 `꿈` 보다 구체적인 목적과 목표를 강조하는 이유다. 책 한켠에 새겨진 `자기가 어느 항구로 가고 있는지 모를 때에는 어떤 바람도 순풍이 될 수 없다`는 세네카의 말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삼성맨인 저자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작은 노력을 사내에서 하나씩 펼쳐 나간다. 그룹 MBA에 지원해 보지만 낙방의 고배를 마신다. 회사에서 학비에 월급까지 주는 삼성 MBA는 그룹 직원들에게 꿈의 목표다. 결국 최종 선발에서 떨어지지만 글을 통해 공유된 따뜻하고 현실감있는 이야기들이 블로그 등에서 최고 조회수를 얻어 회자되기 시작하며 그에겐 `사내 멘토`란 별칭이 붙었다.
급기야 삼성 `TED×Samsung` 강연자로 나서 500명의 청중에게 경험을 전하는 자리에도 섰다. 전문 분야인 공급망관리(SCM)를 포함해 6개의 책을 쓰고 4개 분야에서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최고가 되는 비결은 가까이 있었다.
이 책은 블로그에서 공유해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73편의 글을 묶어 탄생했다. 평범한 직장인의 행복찾기가 인기를 얻은 이유는 어떤 철학적 명상보다 더 많은 이들의 마음에 와닿는 처방이기 때문일 것이다. 해외 주재원이 되면서 얻은 팀 리더로서 노하우를 비롯해 `있으나 마나 한 사람이 돼라` `구겨진 종이가 더 멀리 간다`고 조언하는 그의 속뜻을 알아가는 것은 책을 끝까지 붙들게 하는 또 다른 재미다.
조언의 경쟁력은 누구든 하는 고민을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해결해 간다는 것이다. 거창한 철학 없이도 절로 어깨가 펴지고 무릎을 칠 수 있는 이야기들로 채워졌다.
주호재 지음. 아이앤유 펴냄. 1만4000원.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