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학기술인 열전! 멘토링 커플]"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하라"

Q.김동희 대구 함지고등학교 과학중점과정 3학년=두 가지 꿈이 있습니다. 하나는 질병 원인 규명과 치료법을 연구해 환자들에게 건강한 삶을 되찾아 줄 수 있는 생명공학연구원입니다. 다른 하나는 과학에 흥미를 느끼고 이공계 진학을 꿈꿀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생물교사입니다.

김동희 멘티(좌), 정경숙 멘토(우)
김동희 멘티(좌), 정경숙 멘토(우)

멘토링을 신청한 계기는 생명공학연구원의 꿈을 갖고 있었지만 정보가 많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계신 멘토께 실제로 연구원이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등 진로에 대한 정보와 조언을 얻고자 했습니다. “돌아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 멘토께 진로 선택 불안함을 말씀드렸을 때, 이 말과 함께 저에게 자신의 길을 찾기 위해 방향을 바꿀 줄 아는 용기를 가지길 바란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멘토링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입니다.

A.정경숙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의학연구센터 책임연구원=고등학교 시절, 특별히 유전공학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1980년대에 유전공학 붐이 일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지금의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주로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분야는 항암신약을 만드는 것입니다. 암 생성 원인과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여러 변화를 밝혀내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진학을 할 때 부모님과 뜻이 맞질 않았습니다. 보수적인 집안이라 아버지께서는 사범대나 교육대가 아니면 대학을 보내주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여자가 무슨 대학이야`라고 말씀하셨거든요. 고민 끝에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전공을 선택했습니다. 대학 4년을 제 힘으로 다니기 위해 서울로 유학하는 것을 포기했습니다. 물론 지금 그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제 아이들에게도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고 합니다.

이공계라 하면 다들 수학과 과학을 떠올립니다. 대학 입시에는 그것이 맞을지 몰라도 그 이후에는 오히려 외국어 능력이 중요해집니다. 텝스나 토익 점수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대화에 초점을 맞춰야합니다. 10년 전만 해도 학회에서 준비된 내용을 발표할 수 있고, 또 다른 사람의 발표 내용을 알아들을 수만 있으면 충분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진정한 글로벌시대가 된 듯 합니다. 외국어를 잘 할 수 있다는 것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엄청나게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꼭 알려주고 싶습니다.

제가 일하는 분야에서 멘토는 지도교수이신 김규원 교수입니다. 당신의 신체적인 단점을 오히려 발전의 계기로 삼으시고, 늘 다른 사람보다 한발 앞서서 생각하시는 창의성과 일에 대한 무한한 열정을 가진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열심히 따라가도 또 저 멀리 가 있는 분이시지요.

참고로 저는 카톨릭 신자가 아니지만 또 다른 제 삶의 멘토는 김수환 추기경이십니다. 바라만 봐도 평화로운 분이시고, 저도 그렇게 살아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혼창통`이란 도서와 추기경님이 지으신 `바보가 바보에게` 1권에서 5권까지를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제공:WISET 한국과학기술인지원센터 여성과학기술인 생애주기별 지원 전문기관 (www.wiset.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