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4가 출시된 후에는 애플과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이 거의 비슷합니다. 아니, 어쩌면 삼성이 조금 더 높은 것 같아요. LG전자 스마트폰을 찾는 사람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지난 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인근 소도시. 각종 전자제품을 유통하는 베스트바이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등을 쇼핑하러 온 사람들로 활기찬 분위기였다.
휴대폰 매장 점원인 릴리는 “가장 잘 팔리는 스마트폰을 꼽아 달라”는 요청에 주저 않고 “갤럭시S3, 갤럭시S4, 아이폰5”라고 답했다. 특히 갤럭시S4 출시 이후 가격이 떨어진 갤럭시S3 판매량이 많아 전체적으로 삼성전자 제품 비중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갤럭시S3를 통신사(AT&T) 2년 약정 조건으로 최저 49.99달러에 판매하고 있었다. 최근 출시된 갤럭시S4는 199.99달러로 아이폰5와 동일하다.
릴리는 “여유가 있는 사람은 갤럭시S4를 사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스펙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갤럭시S3를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매장 측에 따르면 단일 기종으로는 여전히 아이폰5가 가장 많이 팔린다. 유럽에서 `갤럭시S4`가 독주하는 것과 달리 미국에서는 아이폰5가 `홈그라운드 프리미엄`을 아직 누리는 상황이다.
이곳 휴대폰 매장 바로 옆에는 삼성 체험숍이 오픈을 준비하고 있었다. 한 달 전부터 입점해 각종 삼성전자 제품을 직접 만져 볼 수 있는 체험 공간을 마련 중이다.
매니저인 안토니는 “최근 미국 전역 1800여개 베스트바이 매장에 삼성제품 체험 공간이 들어서고 있다”며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TV, PC, 악세사리 등 삼성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쓸 수 있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대형 쇼핑몰에 입점한 또 다른 모바일 전문매장을 찾으니 한쪽에 LG전자의 옵티머스G를 따로 전시 중이다. LG전자는 주말 이 기종의 후속인 옵티머스G 프로를 미국 시장에 출시했다. LG전자는 최근 일부 조사에서 미국 내 점유율을 9%대로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LG전자의 미국 내 점유율 상승은 자체 브랜드인 옵티머스보다는 구글과 합작한 넥서스4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매장 직원인 카리나는 옵티머스G에 대해 “서서히 판매량이 늘어 찾는 사람이 종종 생긴 것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그녀는 옵티머스 브랜드에 대해 “삼성이나 애플에 비해 TV 광고 등 대중 프로모션이 부족해 아직 인지도가 낮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가 최근 발표한 1분기 북미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 집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8.9%, LG전자는 9.4% 점유율로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점유율 1위인 애플(37.4%)과 점점 격차를 줄여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북미에서 각종 매체는 물론이고 오프라인 고객 접점을 넓히는 추세다. LG전자 역시 이제 유의미한 실적을 내기 시작했다는 게 일선 매장의 반응이다. 현지 마케팅을 보강한다면 두 자리 수 이상 점유율 달성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미국에서도 아이폰 독주시대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미국)=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