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간의 흔한 우려는 복지가 강하면 직원들이 해이해져 매출 성장이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다. 전 세계가 금융위기에 허덕이던 2009년 초 SAS는 인원 구조조정은 없다고 선언했다. 직원과 위기를 함께 극복한 이 회사는 지금까지 당시 약속을 지키고 있다.
SAS는 지난 1976년 설립 이래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으며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뤘다. 지난 2012년 기준 매출은 28억7000만달러(약 3조1550억원)를 기록했다. 비상장 업체이기는 하지만 SAS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영업이익 역시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 내 직원 수는 6643명으로 135개국 해외 직원까지 합하면 약 1만3449명에 달한다.
SAS의 연평균 이직률은 2%에 불과하다. 전체 소프트웨어 업계 평균 22%에 비하면 극히 낮은 수치다. 직원 한 명 교체에 드는 비용이 그 직원 연봉의 두 배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1억달러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는 셈이다. 낮은 이직률은 고객과의 장기적 관계, 기업 노하우 보존, 채용과 교육 비용을 아끼는 성과로 이어진다는 게 회사의 신념이다.
SAS의 짐 굿나잇 회장은 “매일 밤 직원들이 회사 정문을 통해서 퇴근을 하는데, 대표이사로서 내 임무는 퇴근한 직원들이 다음날 다른 회사의 정문이 아니라 우리 회사의 정문으로 다시 출근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동종업계에서 SAS의 임금 수준은 아주 월등하지는 않다. 스톡옵션도, 노동조합도 없다. 하지만 SAS는 직원이 행복하면 회사의 매출과 이익에 더 많은 기여를 한다고 믿는다. SAS에서는 상담사, 운전기사, 요리사, 정원 관리사, 전속 예술가까지 모두 정직원이다. 정원 관리나 급식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원들도 회사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사람이라는 믿음에서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