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포도당으로 LED 조명기기 제작 성공

포도당을 이용해 형광등과 같은 백색광을 내는 조명용 형광체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이시우 포스텍 화학공학과 교수와 권우성 연구원(박사과정)은 두뇌에 유일하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포도당을 이용한 백색광 조명기기를 만드는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탄소양자점 발광소자
탄소양자점 발광소자

이 교수 연구팀은 물에 잘 녹는 구연산 포도당을 이용해 대량으로 탄소양자점 소재를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김종규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공동연구를 통해 이 소재와 LED를 이용해 강한 백색광을 내는 조명기기를 만들었다.

이 조명기기 빛은 눈의 피로도가 덜하고 에너지효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자점은 화학적 공정을 통해 만드는 나노미터 크기의 반도체 결정체다. 주로 초미세 반도체와 질병진단 시약, 디스플레이에 활용된다. 하지만 대개 카드뮴이나 납과 같은 독성이 있는 중금속으로 만들어지는데다 제작공정이 까다로운 단점이 있다.

탄소를 이용하는 탄소양자점은 독성이 없으며 공정이 쉽고 저렴히지만, 원하는 크기로 균일하게 합성하기가 어려웠다.

연구진은 포도당 수용액에 기름을 섞어 유화액을 만든 다음 이를 가열하는 방식으로 고른 크기의 탄소양자점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소프트-템플레이트 에멀전(Soft-template emulsion) 합성법`을 고안했다. 이렇게 만들어낸 탄소양자점 소재는 김종규 교수팀과 공동으로 다양한 형태의 발광소자에 활용할 수 있는 발광필름으로 제작했다.

연구진은 이 발광필름을 발광다이오드에 붙여 형광등과 동일한 색온도의 백색광을 만들어냈다. 백색광은 초록색 빛에 해당하는 파장 성분을 많이 포함해 인간의 눈을 편안하게 하는 색좌표다.

발광필름은 마음대로 구부릴 수 있는데다 중금속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면서 다양한 형태의 조명기기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시우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개념의 태양전지나 발광다이오드, 광촉매 등 광전자 소자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화학회가 발간하는 `케미스트리 오브 머터리얼스`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