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년간 공들인 작품이 드디어 빛을 보게 돼 기쁩니다. 공개서비스를 시작했으니 새 출발하는 기분으로 뛰겠습니다.”
온라인 게임시장이 침체되면서 신작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 `레드블러드`를 시장에 내놓는 것이 무모하게 비춰지는 시기다. 오랜 신작 가뭄에 투자자들이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몰리면서 대형 퍼블리셔나 개발사가 아니고서는 MMORPG 서비스는 엄두를 못냈다.
박재우 빅스푼코퍼레이션 대표는 이런 상황을 오히려 기회로 봤다. 박 대표는 “이름도 낯선 중소 퍼블리셔의 첫 작품이란 점, MMORPG라는 장르, 위축된 시장 상황 등 어느 하나 호락호락한 것이 없다”면서 “하지만, 공개서비스를 무작정 미룰 수 없었고 부딪혀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우려와 달리 레드블러드는 지난 7일 공개 서비스 이후 순항하고 있다. 당일 접속자가 폭주해 신규 서버를 추가하고 홈페이지에 클라이언트 내려받기와 회원가입 기능만 남겨놓는 등 기분 좋은 `비상 상황`을 맞기도 했다.
개발사인 고릴라바나나와 퍼블리셔인 빅스푼코퍼레이션은 공개서비스 이후 첫 주말을 보냈다. 첫 서비스만큼은 아니지만 당초 목표한 동시접속자수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1세대 게임 개발자인 정무식 이사가 개발을 주도하고 원작 만화 `레드블러드`의 김태형 작가가 참여해 게임성과 작품성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다.
박 대표는 “지난 6년간 레드블러드를 개발하면서 모바일 게임으로 시장 기류가 옮겨가는 등 시장 상황이 많이 변했다”며 “온라인 게임 시장이 침체했지만 여전히 사용자가 많고 오래 즐길 수 있는 신작을 기다리는 수요도 크다고 판단했기에 좋은 게임을 만들고 서비스하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퍼블리셔를 맡은 박 대표는 온라인 게임 업계에 `해외통`으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호주 듀얼테크놀러지, 호주 싸이더스 인터넷&네트워크, 와이디온라인 해외사업본부장, 와이디온라인 마케팅·글로벌 사업본부장 겸 상무이사를 거쳐 지난 2011년 빅스푼을 창업했다.
와이디온라인에서 `오디션`과 `프리스톤테일` 해외 사업을 성공시킨 주역 답게 일찌감치 레드블러드의 해외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레드블러드는 태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대만 진출을 앞두고 있다. 일본 세가와 계약은 고릴라바나나가 직접 진행했다.
빅스푼은 레드블러드의 국내외 서비스에 주력하면서 점차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모바일 게임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용 앱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박 대표는 “게임을 중심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서비스하는 기업으로 빅스푼을 자리매김시키고 싶다”며 “새로운 게임과 콘텐츠로 국내외 시장에서 빅스푼의 영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