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만의 體認知]<340>일이관지(一以貫之)에 비춰 본 인간의 학습과정

`하나의 이치로 모든 것을 꿰뚫는다`는 뜻. `논어(論語)` 위령공편(衛靈公篇)과 이인편(里仁篇)에 나오는 말이다. 옛 성인 공자는 일이관지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하나로 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인간의 학습을 보다 재미있고 의미심장하게 촉진하기 위해 불필요한 학문이 없다. 모든 학문이 나름의 관점과 시각으로 인간학습을 다각적으로 조명한다. 예를 들면 심리학은 인간의 사고방식과 행동의 미시적 변화에 초점을 둔다. 반면에 경영학적 학습은 조직문화, 제도와 시스템, 그리고 환경을 어떻게 조성하면 조직 구성원의 학습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거시적 학습, 즉 조직학습에 초점을 둔다. 인류학은 한 구성원이 공동체의 일원으로 되기 위한 문화적 적응과정에 초점을 둔다. 그래서 인류학적 학습은 심리학적 습득이나 충족으로서의 학습보다 공동체 구성원 되기에 초점을 둔다. 학습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관심은 철학적 학습, 즉 인식론에 있다. 인식론은 인간이 어떻게 아는지에 대해 관심이 많다. 인간의 앎을 근원적으로 해명하려는 철학적 노력이 앎에 대한 다양한 철학적 해석을 낳고 있는 것이다. 사회학적 학습은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이 주어진 사회의 관습이나 전통, 제도나 관례 등을 학습하면서 한 인간이 어떻게 사회화되어 가는지를 해명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렇듯 학습이라는 화두를 다양한 학문적 관점에서 해명하려는 다른 접근방법을 차용하고 있지만 한 인간의 성장과 발달과정에서 학습이 차지하는 위상을 밝혀보려는 관심은 마찬가지다. 각자의 다른 뿌리에서 줄기를 낳고, 그 줄기에서 여러 가지를 뻗지만 그 가지는 한 뿌리에서 나온 가지라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다. 학습이라는 화두로 다각적인 학문적 노력을 하나의 이치로 꿰뚫으려는 노력이라는 점에서 일이관지라 할 수 있다.

유영만 한양대 교육공학과 교수 010000@hanya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