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다 쓴 제품 재활용, 산업 효율성 높인다

`초저가 토너카트리지 두 개 사면 프린터가 공짜.` 16일부터 이주일 동안 롯데마트 서울 잠실점과 구로점에 가면 만날 수 있는 문구다. 알뜰 소비자라면 눈이 번쩍할만하다. `재제조 토너카트리지 판매행사`에서는 신품과 성능은 유사하면서도 가격은 30~60% 수준으로 저렴한 재제조 토너카트리지를 구입할 수 있다. 토너카트리지 두 세트를 구입하면 한시적으로 프린터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재제조는 다 쓴 제품을 분해해 세척하고 검사·보수·조정·재조립 등의 과정을 거쳐 신품 수준의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로 다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재제조시장은 신품과 성능은 같으면서 반값이하 알뜰 소비 재제조제품을 대상으로 하는 애프터마켓이다.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하고 물가안정은 물론이고 고용창출, 에너지자원 절약 효과까지 거둘 수 있어 일석사조인 셈이다. 산업부는 재제조제품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재제조제품 맞히기 비교 시연회도 했지만 신품과 재제조제품을 선택한 비율이 비슷하게 나왔다고 한다. 두 제품의 성능차를 느끼지 못할 정도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재제조제품에 대한 인식이 낮아 다른 나라에 비해 산업 활성화가 더딘 상황이다. 재제조제품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프린터&토너카트리지재제조협회와 롯데마트와 손잡고 판매행사를 기획한 것도 소비자가 재제조제품을 직접 사용함으로써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제조제품은 시장이 성숙하지 않아 대형마트 등에서 선뜻 판매결정을 내리기 힘들었지만 롯데마트가 참여하면서 시장 활성화의 물꼬가 터졌다. 재제조산업은 재제조 중소기업과 판로를 연결해 주는 또 다른 형태의 동반성장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를 계기로 중소 재제조기업이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등 주요 판로와 연결이 확산되길 기대한다.

재제조 대상품목은 앞으로 더 늘어나야 한다. 지금은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산업기계나 의료기기, 화학촉매, 전자제품, 비데,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으로 확대해야 한다. 부존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뛰어난 재제조기술을 활용하면 신품 수준의 제품을 사용하면서도 자원을 아끼는 명분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