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혼하이가 자회사 폭스콘의 애플 생산 물량 감소와 경쟁사의 확장으로 이중고를 겪고 있다. 로이터는 혼하이의 매출 60~70%가 애플에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15일 로이터와 블룸버그에 따르면 혼하이의 1분기 매출은 8090억 대만달러(약 30조원)로 전년보다 19% 떨어졌다.
혼하이의 13년 역사상 가장 큰 폭 매출 감소다. 전문가들은 아이폰·아이패드 판매 축소와 경쟁사 `페가트론`의 성장이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반면 순익은 164억 대만달러(약 6120억원)로 8.4% 올랐다. 부품 판매 덕이다. 혼하이는 마진 개선을 위해 완제품에 자체 부품 공급을 늘렸다.
루이스 우 혼하이그룹 대변인은 “유리부터 케이블 코넥터를 비롯해 다양한 부품 공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늘어난 순익도 블룸버그가 11명 애널리스트 분석을 통해 예측한 190억 대만달러는 밑돌았다.
애플 아이폰5를 비롯한 전자제품 판매 침체는 매출에 가장 큰 타격을 입혔다. MS의 윈도8 약세로 PC 성장률이 멈춘 것도 원인이다. 알베르토 모엘 홍콩 샌포드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아이폰 등 애플기기 출하량이 줄어 매출을 끌어내렸다”며 “PC 시장 축소와 게임콘솔 및 디지털 카메라를 비롯한 소비재 가전 판매 저하도 타격을 줬다”고 분석했다.
KGI시큐리티는 애플의 1분기 아이폰·아이패드 출하가 전 분기 대비 24% 줄었다고 발표했다. 아이패드 판매량이 전년보다 줄어든 것은 처음이다. 애플은 1분기 10년 만의 첫 순익 감소와 3년만의 최악 매출 성장세를 발표했다.
이 기간 폭스콘의 애플 납품 최대 경쟁사 페가트론은 크게 성장했다. 페가트론 매출은 1분기 29% 올랐으며, 순익도 81% 급증한 7859만달러(약 876억원)에 달했다. 구형 애플 제품을 생산하는 페가트론은 아이폰5에 집중하는 폭스콘과 달리 아이폰4S, 아이폰4, 아이패드 미니를 만든다. 2분기 40% 인력 충원 계획을 밝혀 애플의 저가 아이폰 생산설을 낳았다. 페가트론은 애플에 폭스콘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한다고 알려졌다.
애플의 신제품 출시가 하반기에나 이뤄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혼하이의 2분기 실적 전망은 어둡다. 블룸버그는 12명 애널리스트 분석 결과를 통해 혼하이 매출이 2분기 5.5% 떨어질 것으로 봤다. 제니 라이 HSBC 애널리스트는 “혼하이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에 이어 보전하면 최선이라고 보고 있다”며 “더 많은 부품 주문으로 마진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망은 밝다. 버디 루 다이와 시큐리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신제품과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 PC 시장의 반등과 새 TV 시리즈의 출시는 혼하이의 하반기 매출을 상반기 대비 47% 가량 늘려줄 것”으로 전망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