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덕분에 터치스크린패널(TSP) 산업 규모가 커졌지만, 수익성은 점차 떨어지고 있다. 차세대 기술 전환에 따른 투자 부담이 커졌고 대기업들의 시장 진출이 잇따르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기술·가격 경쟁에 밀려 TSP 시장에서 퇴출되는 업체들이 향후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일진디스플레이·에스맥·멜파스·이엘케이 등 주요 TSP 업체들의 지난 1분기 매출은 크게 늘었지만 영업이익 증가율은 지지부진하다. 올 1분기 네 회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150% 가량 증가했으나 영업이익률은 크게 낮아졌다.
올 전체 TSP 시장 흐름도 1분기와 비슷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4개사 매출 총액은 지난 2011년 1조2848억원보다 90% 증가한 2조44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 총액은 54% 가량 늘어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분기 멜파스를 비롯해 커버유리 일체형(G2) TSP 등 차세대 기술에 투자한 회사들의 수익성 하락이 두드러졌다. 투자 부담이 워낙 큰 데다 초기 수율 안정화까지 더뎌 회사 수익이 급락한 탓이다. 일진디스플레이·에스맥 등 기존 필름 타입 TSP 기술에 주력한 회사들은 이익률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완만했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동우화인켐 등 대기업의 진출과 고객사 판가 인하 압력이 거세짐에 따라 TSP 수익성 하락 추세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지난 2011년 주요 TSP업체들은 8~15%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5~9%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년 동안 두 자릿수 이익률을 유지해온 일진디스플레이도 올해는 9%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반면에 TSP 업체들의 투자 부담은 점차 커지고 있다. 멜파스와 이엘케이는 G2 TSP 투자에 5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고, 일진디스플레이·에스맥은 인듐주석산화물(ITO) 필름 등 소재 자체 생산에 수백억원대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소재 수직 계열화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자칫 기술 트렌드가 급변하면 투자 위험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TSP 산업이 성장 산업에서 주력 산업으로 전환되면서 고수익 모델을 찾기 어려운 구조로 고착화될 것”이라며 “다만 초기 수율을 안정화해 G2 TSP 등 차세대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린다면 내년까지 기회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주요 터치스크린패널(TSP) 업체 연간 매출 추이(단위:억원)
주요 TSP업체 연간 영업이익 추이(단위:억원)
자료: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전망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