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I/O'에 깜짝 등장한 구글 창업자 '과연 무슨말을?'

“우리는 아직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의 1%도 하지 못 했습니다.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냅시다.”

15일 (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열린 구글 개발자 대회 (I/O) 첫날 기조연설이 끝날 무렵, 래리 페이지 구글 CEO가 무대에 깜짝 등장했다.

'구글I/O'에 깜짝 등장한 구글 창업자 '과연 무슨말을?'

공개적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수줍은 은둔자로 알려진 페이지 CEO가 I/O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전날 구글플러스를 통해 밝힌대로 성대 질환으로 목소리가 다소 떨렸지만, 어린 시절 추억을 얘기하는가 하면 즉석에서 30분 이상 참석자 질문을 받는 등 적극적 모습을 보였다.

페이지 CEO는 무엇보다 수학과 컴퓨터과학에 대한 애정과 그 역할을 역설했다. 그는 “어릴 때 아버지가 미국을 가로질러 로봇 관련 학회에 나를 데려간 적이 있다”며 그 일을 계기로 과학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페이지 CEO는 “요즘처럼 컴퓨터공학이 빠르게 발전하는 시기는 없었다”며 “엄청난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진전은 느리다”고 말했다. 공동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과 무인 자동차에 대한 얘기도 자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동차가 줄고 공간은 넉넉해지며 사람들은 출퇴근 시간을 활용할 때 생기는 변화를 상상해 보라”며 획기적 기술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지식한 기술자 이미지를 벗고 기술의 중요성을 사회에 마케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가 구글 인턴을 주제로 한 `인턴`이란 영화 제작에도 협조하는 이유다.

페이지 CEO는 또 업계 내부의 부정적 기류와 분란으로 기술 발전이 뒤쳐지고 있다는 우려도 드러냈다. 구글 관련 기사는 “항상 구글과 다른 회사와의 경쟁 구도로만 묘사된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에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