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각) 구글 개발자 컨퍼런스(I/O)가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 곳곳에 구글 글라스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구글 글라스 부스를 안내하는 직원은 물론, 행사에 참가한 개발자 중에도 구글 글라스를 쓰고 활보하는 사람이 많았다.

아직 구글 글라스는 정식 발매가 시작되지 않았지만, 극소수 인원만 착용하고 일반 관람객의 사용을 철저히 막았던 작년 행사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보급이 늘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을 잇는 차세대 스마트 기기로 주목받는 구글 글라스를 현장에서 입수해 체험해 보았다. 예상과 달리 처음 쓸 때 거부감은 별로 없었다. 평소 쓰는 안경 위에 구글 글라스를 덧씌웠지만 큰 불편은 없었다.
초기 부팅 시간은 10초 정도 걸렸다. 이윽고 눈 앞에 `오케이, 글라스`라는 문장이 나타났다. 사용 준비가 된 것이다. `오케이 글라스`라고 말을 하자 사용 가능한 메뉴가 눈 앞에 나타났다. `사진 촬영` `동영상 촬영` `길 안내` 등 하얀색 글자가 5줄 나타났다. 약간 흐린 듯 했지만 보기에 큰 문제는 없었고, 눈에 부담은 덜했다.
모든 조작은 목소리를 내거나 안경 테를 터치해 이뤄진다. 메뉴에 따라 `사진 촬영` `동영상 촬영` 등의 말을 하면 글라스가 인식해 명령을 수행한다. 작은 목소리에도 잘 반응했다. 하지만 주변이 혼잡한 경우에는 인식률이 떨어지거나 무선 인터넷망을 잡지 못 하는 문제도 생겼다. 실제 사용하게 될 때 생각만큼 잘 작동할이지 걱정된 이유다.
안경 테를 손가락으로 만지면 마우스를 스크롤하는 것과 같은 작업이 이뤄진다. 안경테 조작에 익숙하지 않아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체 저장 공간이 있긴 하지만, 촬영한 사진은 주로 구글 드라이브에 바로 저장된다.
화면에 나온 정보를 보는 것은 크게 어렵거나 눈에 부담을 주지는 않았으나, 시선 처리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처음이라 그런지 구글 글라스를 쓴 채로 대화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았다.
샌프란시스코(미국)=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