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종 강원대 컴퓨터정보통신학과 교수는 “스마트 혁명 경제에서 정부의 역할 중 가장 시급한 것은 데이터 공유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태열 소장이 기조강연에서 싸이를 예로 들었다. 사실 유튜브를 비롯해 많은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공짜로 본다. 그런데 어떻게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을까.
콘텐츠의 디지털화는 무료화를 불렀다. 아직 MP3를 공짜로 많이 듣는다. 하지만 공연 시장이 함께 커졌다. 공연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또 싸이 뮤직비디오와 같은 많은 영상이 공짜지만 이를 잘 보기 위한 스마트폰을 비싼 돈을 주고 산다.
따라서 스마트 혁명 이후 경제에서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를 이끌어가는 촉매제와 같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정부 역할은 소프트웨어나 콘텐츠를 직접 만드는 게 아니다. 개인의 창작을 정부가 도와주기도 힘들다. 결국 정부는 데이터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데이터 공유 시스템이 그 예다. 2011년 호주 창업전문 웹사이트 `스타트업 스마트`가 10대 최고 창업 아이디어 중 1위로 선정한 미국 클라이밋코퍼레이션은 `이듬해 농사 망칠 확률`을 미리 계산해주는 기후 예측 서비스 기업이다. 이 회사는 기후 예측에 필요한 정보를 정부 사이트에서 모두 공짜로 가져다 쓴다.
우리나라 정부가 구글이나 애플같은 회사를 직접 만들 수는 없다. 데이터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 3.0` 등의 구호로 시도가 이뤄지고 있지만 잘 안 된다. 공무원이 책임져야 하는 구조도 그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데이터를 가지고 클라이밋코퍼레이션처럼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