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인 단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미국에 지내면서 `위대한 한국`과 `어두운 한국`의 두 면을 접했다”며 “어두운 한국의 문제를 해결하는 게 창조경제의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을 요약해 본다.
연구년을 받아 미국 시애틀에 있으면서 우리나라의 두 면을 봤다. 우선 `위대한 한국`이다. `만만디` 하면 흔히 중국 사람을 떠올리는데, 미국 사람도 만만찮다. 인터넷 신청에서 개통까지 5일 걸린다. 인터넷뱅킹 송금하면 2~3일이 소요된다. 우리나라는 이에 비해 빠르고 역동적이다.
네트워크의 가치를 사람 수와 함께 속도까지 따진다면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곱하기 5는 해야 한다. 실제로 인구가 2억5000만명은 되는 국가라고 가정할 수 있는 셈이다.
반면에 `어두운 한국`도 있다. 시애틀이 그리 큰 도시가 아님에도 글로벌기업 본사가 5개 정도 있다. MS·보잉·아마존·스타벅스·엑스피디아 등이다. 얘기를 들어보면 MS가 가장 좋은 복리후생을 제공하는데 근무강도도 그리 강하지 않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선 ICT 업종에 우수한 인력이 유입되지 않는 문제가 심각하다. 그 뿌리는 이른바 `갑을관계`다. 발주처가 프로젝트 제안 마감을 명절 이후로 잡는 예가 많다. 발주자 입장에선 명절에 푹 쉬고 평가하면 되는데, 제안사는 명절을 반납하고 고생해야 한다. 우수한 인재가 왜 오겠냐. IT가 불경기여서라기보다 갑을관계가 문제다.
또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도 부족하다. 창조경제의 근본은 실패를 용인하는 것이다. 고의인지 과실인지, 전혀 실수나 과실이 아닌데 실패한 건지 판단을 해 선처해야 한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