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저장 공간도 테라바이트 시대

무료 저장 공간 테라바이트 시대가 열렸다. 21일 LA타임스 등 외신은 야후가 사진공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플리커 사용자에게 무료로 1테라바이트의 저장 공간을 제공한다고 보도했다.

1테라바이트는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 용량이 보통 500킬로바이트라고 가정하면 무려 200만장을 저장할 수 있는 용량이다. 사진뿐 아니라 1080p HD 동영상 파일 업로드도 가능하다. 야후는 공식 블로그에서 “모든 플리커 사용자가 클라우드에서 고해상도 사진을 원본 그대로 저장하고 공유할 수 있다”며 “플리커는 픽셀과 포맷 제한도 없다”고 밝혔다.

2005년 야후가 인수한 플리커는 당시 가장 인기 있는 사진 SNS였다. 모바일 시대가 열리고 인스타그램 등 사진 SNS가 약진하자 인기가 시들해졌다. 위기를 맞은 야후는 뒤늦게 플리커 앱을 선보였지만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했다.

인스타그램 등에 밀려 고전했지만 플리커가 완전히 존재가치를 잃은 건 아니다. 사진 마니아를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했다. 여유 있는 저장 공간 덕분이다. 유료지만 2년간 45달러(약 5만원)를 내면 클라우드 저장 공간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어 고해상도 사진을 찍는 전문가의 지지를 받았다.

1테라바이트 무료 제공은 최대 강점을 유지하며 사용자를 다시 플리커로 돌리기 위한 승부수다. 야후는 1테라바이트 무료 저장 공간 외 사진을 강조한 새로운 서비스 디자인과 공유 기능을 강화한 `액티비티 피드`를 더했다.

야후는 플리커와 텀블러를 통합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는 데이비드 카프 텀블러 CEO와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텀블러가 플리커를 야후의 대표 모바일 서비스로 키우는데 일조할 것”이라고 전했다. 카프 CEO를 비롯한 텀블러 임직원은 사무실 통합 없이 지금처럼 일하되 플리커를 위한 시너지에 집중한다.

텀블러 인수로 야후는 500억 개의 사진공유 페이지를 자사 검색결과로 보여줄 수 있게 됐다. 야후는 젊은 세대를 플리커의 타깃층으로 설정하고 기존 앱 대신 새로운 모바일 앱을 다시 선보일 예정이다. 심지어 그간 논란을 빚은 텀블러의 `포르노 노출` 문제도 적극적으로 막을 생각은 없다는 의중을 내비쳤다고 외신은 전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