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잡겠다더니…이통사 결국 실패?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카카오톡의 대항마로 `조인`(Joyn)을 내놓은지 반년이 돼가지만 이용자 수가 50분의 1에 그치는 등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웹사이트 분석평가 기관인 랭키닷컴이 안드로이드 단말기 이용자 6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5월 둘째주 조인을 실행한 이용자는 일평균 53만8천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카톡 이용자(2천656만5천명)의 50분의 1 수준이다. 이는 해외에 비해 국내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적은 라인(86만7천명)에도 밀리는 규모다.

조인은 지난해 12월 말 카톡에 대응하고자 이통사들이 의기투합해 선보인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RCS). 카톡과 비슷하게 스마트폰 주소록에 등록된 지인과 무료로 문자를 주고받거나 채팅을 할 수 있고, 영상·음악과 같은 대용량 파일 서비스 전송, 통화 중 영상 공유 등의 기능을 지원한다.

조인의 일평균 이용자는 출시 이후 2월 중순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했으나 2월 넷째주 73만8천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계속 하락하는 추세다. 특히 이통 3사를 통해 이 앱을 내려받은 수는 285만건에 이르나 실사용자는 50만명에 그쳐 상당수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조인을 깔기만 했을 뿐 실제 사용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조인의 다운로드 건수 역시 출시 직후에는 가파른 속도로 늘어났으나 현재 증가세가 눈에 띄게 둔화된 상태다.

업계서는 조인의 인기가 저조한 이유로 카톡을 대체할 만한 장점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미 카톡 이용자가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데다 다양한 부가 서비스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이를 반전시킬 만한 매력이 부족하다는 해석이다.

서비스를 지원하는 단말기가 안드로이드폰에 제한된 것도 한계점이다. 문자 중복 수신 현상과 같은 불편함에 더해 최근 이통사들이 무제한 음성통화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문자메시지를 무료화한 것도 발목을 잡았다.

이통사들은 조만간 아이폰용 앱을 내놓을 예정으로, KT[030200]가 가장 먼저 이달 중 iOS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 SK텔레콤[017670]은 RCS의 취지에 맞게 단순한 문자메시지 전달을 넘어 통화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기능을 추가한 조인T 2.0을 하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이통사 관계자는 "조인을 메신저로 인식하는 이용자들이 많다보니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며 "기존의 모바일 메신저와는 차별화된 조인의 서비스들이 지속적으로 나오면 이용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