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찍는 사진이 한계를 뛰어넘고 있다. 사람의 눈 밝기를 구현하는 반도체 기술 덕이다. 보급형 디지털카메라 업계의 시름이 깊어진다.
26일 포브스는 반도체 기업 램버스가 개발한 저전력 `바이너리 픽셀(Binary Pixel)` 이미지 센서 기술이 스마트폰 카메라 기술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전했다.
바이너리 기술은 픽셀 단위로 사람의 눈 밝기에 근접한 빛 노출을 인공지능으로 구현해 어두운 곳에서 찍은 사진도 눈으로 본 것처럼 밝혀준다. 센서가 2㎳ 만에 픽셀별 색상과 빛의 노출 수위를 파악해 프로세서가 디지털 이미지를 편집하게 돕는다. 배터리 소모를 줄여 저전력 장벽도 넘었다.
삼성전자·노키아·HTC 등 기업이 앞다퉈 스마트폰용 카메라 기술을 높이면서 모바일 사진 이미지 픽셀 크기는 6년 전 보다 40% 작아졌다. 픽셀 크기가 작으면 어둠과 밝음을 더 상세히 표현해 현존 카메라 기술에 근접한다.
HTC는 F2.0 밝기의 28㎜ 렌즈가 탑재된 울트라픽셀 카메라 기술을 신제품 원(One)의 핵심 장기로 내세우며, 애플 아이폰이 쓴 고생동폭(HDR) 기술도 대표적이다. HDR은 밝게 노출해 찍은 사진과 어둡게 찍은 사진을 화소 단위로 조합해 적절한 밝기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카메라 업계의 그늘은 짙어진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올림푸스는 지난 회계연도에 카메라 사업에서 적자를 냈으며 캐논은 `엔저 효과`가 도와준 1분기에도 순익이 34% 떨어졌다. 토시조 타나카 캐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스마트폰 대중화로 콤팩트 카메라 수요는 위축되고 있으며 사실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올림푸스는 결국 스마트폰 보다 화질이 낮은 저가 라인 V 시리즈 생산을 중단키로 했다. 올림푸스는 “콤팩트 카메라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저조했기 때문”이라며 실망했다. 올림푸스는 하이엔드 기종에 집중할 계획이다.
히데키 오자와 캐논 매니징 디렉터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를 통해 “차별화된 기능이 없는 저가 콤펙트 카메라는 이제 시장에서 설 곳이 없어져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저가 콤팩트 카메라는 이제 스마트폰보다 더 좋은 화질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온라인에 사진을 공유하기도 더 불편하다”며 “각종 스마트폰용 앱을 이용해 페이스북 등 사이트에 편집한 사진을 쉽고 간편하게 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