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블랙아웃, 저전력 솔루션으로 예방한다

블랙아웃 공포, IT로 넘자

[이슈분석]블랙아웃, 저전력 솔루션으로 예방한다
[이슈분석]블랙아웃, 저전력 솔루션으로 예방한다

여름철을 앞두고 다시 한 번 블랙아웃 공포가 엄습한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이미 초대형 정전 사태를 겪은 미국과 캐나다, 브라질, 인도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가 블랙아웃 공포에 휩싸였다.

[이슈분석]블랙아웃, 저전력 솔루션으로 예방한다

IT 업계도 비상이다. 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데이터 양이 늘어나고 이를 지원하는 IT 장비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 보고서는 세계 데이터센터 전기 소모량이 3년 내 전체 전력의 8%까지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일찌감치 `전기먹는 하마`로 낙인찍힌 데이터센터 서비스 사업자를 비롯해 칩, 서버 제조사들이 저전력 솔루션 개발에 팔을 걷었다.

◇칩 제조부터 친환경 고려한다=일반적으로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중 서버와 스토리지 같은 IT 장비가 52%를 소모한다. 38%는 냉각, 10%는 무정전전원공급장치(UPS)가 쓴다. IT 장비가 소비하는 전력 중 가장 많은 비중(39%)을 차지하는 것은 서버 내 CPU와 네트워크 카드다. 칩 제조 단계부터 저전력을 고려해야만 전체 전력을 절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인텔과 AMD, 텍사스인스트루먼트 같은 칩 제조사가 저전력 칩 개발에 집중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인텔 아톰 CPU다. 인텔은 넷북과 스마트폰, 휴대용 멀티미디어 기기에 사용될 6가지 아톰 CPU 중 2개를 개발했다. 서버용 아톰 CPU는 평균 소비전력이 6와트로 인텔 대표 CPU인 제온 프로세서보다 최대 80% 전력 소모량이 적다.

인텔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마이크로아키텍처 실버몬트를 공개했다. 22나노 공정으로 개발한 실버몬트는 기존 마이크로아키텍처 대비 전력 효율을 5배 높였다. 내년 초 실버몬트 기반 초 마이크로서버용 아톰 CPU `아버톤`이 출시된다.

AMD 역시 일찍부터 저전력 전략에 집중해왔다. 지난해 저전력 서버 기술 전문업체 씨마이크로를 인수, 관련 기술을 AMD 대표 CPU인 옵테론에 적용했다. 최근엔 저전력 칩의 대명사 ARM과도 저전력 제품 개발 협약을 맺었다. 두 회사 외에도 칼세다를 비롯한 여러 칩 제조사가 ARM과 손잡고 저전력 칩 개발을 추진한다.

◇서버 업계는 저전력 열풍=서버 업계의 행보는 더 분주하다. 클라우드 컴퓨팅 확산으로 x86서버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저전력 x86서버 기술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는 게 주요 제조사 판단이다. 2015년까지 전체 서버의 15% 가량이 저전력 서버로 대체될 전망이다. 일부 업무에만 사용되던 저전력 서버가 칩 성능이 증가하면서 점차 활용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HP는 최근 2011년부터 추진해온 문샷 프로젝트 첫 번째 결과물인 `문샷 15000 서버`를 내놨다. 문샷 프로젝트는 ARM과 아톰 등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저전력 칩을 서버용으로 전환, 전력을 80% 이상 줄이는 게 목표다.

문샷 1500 서버는 기존 x86서버 전력 소비를 89%까지 줄였다. HP는 홈페이지 운영에 이 서버를 적용, 전구 12개 전력에 해당하는 720와트로 웹서비스를 운영한다. HP는 저전력·고성능 서버를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델은 HP보다 일찍 저전력 서버 개발에 나섰다. 2008년 ARM 기반 서버 개발에 착수했고 지난해 5월 ARM 칩을 갖춘 블레이드 서버(코드명 코퍼)를 공개했다. 머지않아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게 델 측 설명이다.

델은 서버 자체를 고객 환경에 맞게 맞춤 제작하는 전략을 펼친다. 업무 환경에 따른 맞춤형 서버가 에너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델뿐만 아니라 IBM과 슈퍼마이크로 역시 저전력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차세대 데이터센터 핵심은 재생에너지=칩과 서버 제조사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에너지 효율을 가장 높여야 하는 곳은 데이터센터다. 최근 관심을 받는 기술은 데이터센터 온도를 높여 냉각 전력을 줄이는 고온환경(HTA) 데이터센터와 친환경 데이터센터다. 18~20도에서 운영되는 서버실 온도를 27도 이상으로 높이는 HTA 데이터센터는 국내 KT 천안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적용돼 화제가 됐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풍력과 수력 같은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데이터센터 전력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들 외에도 슈퍼냅, 시라큐스대학교, 버진글로벌, 델타리스, OVH, 반호프 데이터센터와 바르셀러나 슈퍼컴퓨팅 센터, 프린스턴대 고성능컴퓨팅 센터가 친환경적이면서 전력 효율성이 높은 데이센터로 꼽힌다.

스위치커뮤니케이션이 운영하는 슈퍼냅(SuperNAP) 데이터센터는 라스베이거스 사막 한가운데에 있다. 600톤 규모 공기 조절기가 내부 온도를 항상 20도로 유지한다. 특수 관리 소프트웨어가 환경을 지속적으로 분석해 냉각수와 간접 증발 냉방을 비롯한 네 가지 냉방 시스템으로 자동 교체 운영한다. 서버 공급 전력을 냉각에 분배해 전력 효율을 높였다.

IBM과 뉴욕시가 합작으로 지은 시라큐스대학교 그린 데이터센터는 전력제어기술(스마트 그리드)을 썼다. 센서로 불필요한 전력 사용을 예방한다. 12개 천연가스 터빈을 사용해 전체 전기를 생산한다. 터빈에서 나오는 열기는 주변 건물에 사용되는 물을 데우거나 난방에 사용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일랜드 더블린에 30만 3000 평방피트(약 9만여평) 규모 대형 데이터센터를 운영한다. 연평균 섭씨 29도를 넘지 않는 아이슬랜드 냉기를 데이터센터 냉각에 사용한다. 전체 냉각의 95%를 외부 냉기로 처리한다.

데이터센터 에너지 소비 비율

IT업계 저전력 솔루션 개발·적용 현황

자료:업계 종합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