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주춤했던 국내 신(thin) 글라스 산업이 삼성디스플레이와 애플의 LCD 거래 재개 덕분에 다시 살아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신글라스 공정 상당 부분을 협력사에 외주 조달함으로써 산업계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스마트패드 생산량 증가에다 애플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2분기부터 국내 신글라스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들어 신 글라스 업체들의 실적 개선이 뚜렷하다. 올해 솔브레인·켐트로닉스·지디·아바텍 4개 업체의 신글라스 사업부 매출 총액은 534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995억원보다 34% 늘어난 수치다. 신 글라스 공정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지난 2011년과 비교하면 무려 134% 증가했다.
신 글라스는 LCD 유리 기판에 불산 등 화학액을 뿌려 두께를 줄이는 공정이다. 얇고 가벼운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고, 빛 투과율을 높여 IT 기기 화질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
스마트폰 시장 양강 업체인 삼성전자와 애플이 신 글라스 산업 성장을 견인했다.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 시리즈뿐 아니라 최근 맥북 시리즈에도 신 글라스 공정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 시리즈에 신 글라스 공정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텔도 최근 울트라북용 LCD에 신 글라스 공정을 쓰기 시작했다.
LCD에 이어 터치스크린패널(TSP)에도 신 글라스 공정이 쓰이면서 관련 산업은 매년 급성장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우리나라와 경쟁하는 일본과 대만은 신 글라스 전문 기업이 거의 없다. 신 글라스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이유다.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와 거래를 재개하는 데도 신 글라스의 영향이 컸다. 신글라스 업체들의 약진은 특히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를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달리 삼성디스플레이는 신 글라스 공정 대부분을 협력사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 LCD 신 글라스 협력사는 지디·켐트로닉스·솔브레인, 능동형(AM)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협력사는 솔브레인·켐트로닉스다. LG디스플레이 협력사로는 아바텍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애플향 LCD 생산 라인 가동률이 빠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며 “하반기 갤럭시노트3용 디스플레이 생산까지 본격화되면 신 글라스 시장 성장세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업체 신글라스 매출 추이(단위 : 억원)
*자료 : 전자공시시스템 및 업계 취합
**전체 매출에서 신 글라스 사업부 매출만 발췌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