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LTE-TDD 없는 LTE는 `반쪽짜리`…주파수 낭비 와이브로 과감히 버려야

LTE TDD를 주목하자

[이슈분석]LTE-TDD 없는 LTE는 `반쪽짜리`…주파수 낭비 와이브로 과감히 버려야

5월 현재 지구상에 상용화 된 롱텀에벌루션(LTE) 네트워크의 수는 총 175개다. 이 중 시분할 LTE(LTE TDD)는 16개다.

10%에 채 못 미치는 비중이지만, LTE TDD를 상용화 한 사업자의 면면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가입자 수 7억2000만명에 이르는 차이나모바일을 비롯해 가입자 기준 세계 5위(2억3000만명) 통신사인 인도의 바르티에어텔, 일본의 소프트뱅크(3274만명), 사우디아라비아 모빌리(2100만명) 등 가입자 규모 면에서 손꼽히는 통신사들이다.

이를 감안하면 글로벌 이동통신사용자 중 상당수가 LTE TDD 잠재 가입자인 셈이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피라미드리서치에 따르면 2015년 예상 LTE 가입자 수 4억2200만명 중 LTE TDD 가입자는 1억5800만명으로 37.4%에 육박할 전망이다.

◇LTE FDD만으로는 `반쪽짜리 LTE`

주파수 분할 LTE(LTE FDD) 로드맵으로만은 `반쪽짜리 LTE`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기본적인 성격은 국내용이지만 단말기·로밍 등 다양한 측면에서 국제 공조가 필요한 통신서비스의 특성상 글로벌 트렌드에 맞추지 못하면 가입자가 1차적인 피해를 입을 뿐 아니라, 통신장비·모바일솔루션 등 생태계 참여기업 모두가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가입자 규모 뿐만 아니라, 기술적 측면에서도 LTE TDD만이 가지는 강점이 있다. 모바일 트래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늘어난 데이터 통신에 최적화돼있을뿐 아니라 주파수 분할 LTE(LTE FDD) 네트워크 핵심 기지국 장비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3G·LTE로 로밍 기술도 이미 개발돼 있기 때문에, 데이터 트래픽을 분산 수용하는 데 적합하다.

따라서 3세대(G) 가입자 수가 적어 2G에서 4G로 바로 점프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차이나모바일 뿐만아니라 현재의 우리나라처럼 LTE FDD를 이미 상용화한 통신사들도 LTE TDD 추가 구축 계획을 짜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나 독일 KPN 등이 이에 해당한다.

또 미국 클리어와이어, 러시아 요타, 인도 에어셀 등은 기존 와이맥스 서비스를 LTE TDD로 전환할 계획이다. 와이맥스보다 같은 주파수에서 LTE TDD를 서비스하는 것이 시장성이 높고 가입자 편익을 더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LTE TDD `황금대역` 와이브로가 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와이브로 서비스 유지를 고수하고 있다. 가입자 2000만명을 넘긴 LTE 통신이 총 80㎒ 폭의 주파수를 쓰고 있는데, 가입자 100만명을 겨우 넘긴 와이브로가 60㎒폭을 차지하고 있다. 주파수 할당 계획 상 배치되지 않은 와이브로 주파수까지 합하면 130㎒에 달한다. 도로에 비유하면 차량 이동 수요가 거의 없는 지역에 8차선 왕복 도로를 혈세를 들여 깔아놓은 셈이다. 심각한 `주파수 낭비`다.

와이브로용으로 배치된 2.3㎒·2.6㎒ 대역은 LTE TDD 서비스에 있어서 최적의 대역으로 꼽힌다. 유럽을 비롯한 상당수 나라에서는 이미 해당 주파수 대역을 LTE TDD로 활용하기 위한 빠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유럽은 2500~2690MHz에 이르는 전제 2.6GHz 주파수 대역을 LTE용으로 지정했다. 이중 2500~2570MHz·2620~2690MHz 등 140MHz는 각각 LTE FDD용으로, 2675~2615MHz 대역은 LTE TDD 용으로 쓰도록 했다. 2.6GHz 대역 190MHz를 와이맥스(WiMax)용으로 사용하던 미국도 LTE TDD 용으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와이브로를 LTE TDD로 전환하는 건 이미 세계적인 움직임”이라며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는 와이브로 중단 논의는 사실 무근”이라며 일축했다.

이를 두고 우리나라 정부가 `와이브로 딜레마`에 빠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글로벌 산업 트렌드에 따르자면 와이브로를 LTE TDD로 전환하는 게 맞지만, `국산 기술`로 강하게 드라이브해 온 탓에 쉽사리 종료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경우에 따라 와이브로 실패에 따른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 재난망 사용 대체 등 대안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100만명이 넘은 가입자 수 역시 와이브로의 LTE TDD 전환을 어렵게 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KT가 2G 종료 방침을 발표했을 당시 가입자 수는 110만여명으로, 정부가 조건을 걸고 KT의 노력이 보태져 성공적으로 가입자를 전환시킨 선례를 남겼다.

황태호기자 thhw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