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 상반기 12인치대 대형 아이패드를 내놓는다. 노트북PC와 스마트패드의 중간 층을 공략해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특히 미래 성장동력으로 부상 중인 디지털교과서 시장을 겨냥, 플랫폼을 주도하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어서 주목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상반기 12.9인치 `아이패드 맥시(가칭)`를 출시하기로 하고, 최근 부품 업체들과 공급 협의에 들어갔다.
애플은 스마트패드 첫 버전인 9.7인치와 이동성을 강조한 7.85인치 등 지금까지 두 가지 크기만을 고수했다. 12.9인치까지 추가함으로써 노트북PC 시장을 잠식, 스마트패드의 보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
애플이 대형 스마트패드로 공략하는 시장은 크게 두 가지다. 당장 노트북PC 시장이 타깃이다. 스마트패드가 노트북PC의 완벽한 대체재는 아니지만 디스플레이 크기를 요구하는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노트북PC용 LCD 패널 출하량은 지난해 2억1200만대에서 올해 1억8400만대로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에 스마트패드용 LCD 패널은 9600만대에서 1억대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애플 안팎에서는 4세대 아이패드 출시 이후 9.7인치 크기보다 더 큰 디스플레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돼 왔다. 최근 노트북PC와 스마트패드를 겸할 수 있는 제품들이 나오는 것도 맥시 제품 출시 이유인 것으로 파악된다. 크기 다양화 전략은 아이패드 미니의 성공으로 입증된 바 있다.
애플이 아이패드 맥시로 공략하려는 또 다른 영역은 디지털 교과서 시장이다. 세계적으로 디지털 교과서 도입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조만간 급속도로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다. 미국만 해도 초등학생 교과서 크기를 감안하면 디스플레이 화면을 늘려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애플은 맥시에 적용할 수 있는 입력 사용자인터페이스(UI)를 자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의 애플리케이션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아이패드 맥시는 교육 시장에 특화된 애플리케이션을 부각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디지털 교과서에 적합하도록 색감은 높이면서 눈부심을 줄이는 기술 또한 개발 중이다.
애플 협력사 관계자는 “스마트패드 시장도 대형, 중형, 소형으로 분화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애플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애플코리아 측은 “향후 제품 출시 로드맵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