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비하 콘텐츠에 페이스북이 적극 대처하라는 요구를 앞세운 온라인 시위가 일어났다고 29일 BBC가 보도했다.
시위 참가자 5만명은 페이스북의 변화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트위터와 이메일로 전파했다. 온라인 청원에는 22만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강간과 폭행을 미화하는 내용을 비롯해 여성 비하 콘텐츠가 넘쳐나는 데도 페이스북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온라인 시위는 미국과 영국에서 활동하는 여성 단체들이 주도했다. 이들은 페이스북에 보낸 공개서한에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부적절한 콘텐츠를 솎아내야 한다”며 “페이스북에서 부적절한 내용으로 마케팅 활동을 하는 기업들도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론된 기업은 스카이와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도브 등이다. 이들 기업은 페이스북 `타깃 광고`를 이용해 마케팅 활동을 해왔다. 이들 광고가 여성을 비하한 페이지에 노출됐고 이들이 여성 비하 콘텐츠를 유포한다는 비난이 일었다. 후폭풍을 우려한 닛산과 네이션와이드는 페이스북 광고를 중단하는 등 빠른 조치에 나섰다.
공개서한에는 여성 비하 대표적 사례들이 포함됐다. `인디안 소녀가 강간당한 이유`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그룹에는 여성을 선정적으로 다룬 사진들이 대거 올라와 있다. 한 사진에는 비행기 좌석에 기대앉은 여성 모습과 함께 `다음에는 절대 임신하지 않겠어요`란 자막이 달려 있다.
페이스북은 성명에서 “문제가 된 콘텐츠들을 즉시 삭제했다”며 “여성의 존엄을 침해하는 어떤 행위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부적절한 콘텐츠를 발견한 사용자가 링크를 통해 신속하게 신고할 수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위에 참가한 영국의 여성단체 `에브리데이 섹시즘 프로젝트`의 설립자 로라 베이츠는 “이번 시위는 많은 여성들의 분노와 좌절에서 시작됐다”며 “가능한 빨리 페이스북과 문제를 대화로 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