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부터 다양한 종류의 전기자동차가 국내에서 운행을 시작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순수 전기차(BEV)는 닛산차의 `리프(LEAF)`이다. 리프는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로 출시 이후 3년 만에 전세계에 6만2000여대가 판매됐다. 지난 4월 기준 미국시장의 누적판매 수는 5140대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244%가 상승했다. 하지만 북미시장에서 다른 종류의 친환경 차량과 비교해보면 순수 전기차의 판매는 아직 부진하다.
일반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이유는 동급 가솔린차량 대비 3배 이상의 높은 가격 때문이다. 오랜 충전시간, 짧은 주행거리, 그리고 충전 인프라 부족 등도 나름의 이유다. 여기에 화학물질을 이용한 화학반응으로 전기 에너지를 만드는 2차전지의 성능이나 안정성 등의 거부감은 또 하나의 걸림돌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은 기아차의 `레이EV`를 시작으로 르노삼성 `SM3 Z.E`, GM `스파크EV`, BMW `i3` 등이 정부와 공공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에 공급중이거나 공급을 앞두고 있다.
국내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는 배터리 리tm 사업 모델과 헨리포드의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고 싶다.
전기차 운영 실증 연구를 해보면 일반적으로 운전자가 주행하는 일일주행거리는 대략 50㎞ 미만이다. 그럼에도 주행거리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은 일반인의 심리적 불안감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이러한 불안감과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배터리 리스 모델이다.
배터리 리스는 전기차의 배터리를 임대해 사용하는 서비스 모델로, 전문회사가 배터리 전문 인력을 투입해 배터리의 유지 보수 관리 및 배터리 품질 보증을 제공, 이용자가 안심하고 전기차를 운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특히 소비자는 전기차 차량 가격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 차량 구매비용이 현저히 줄어드는 효과가 있고 배터리 리스 전문회사를 통하기 때문에 배터리에 성능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순수 전기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가 정신도 중요하다. 헨리포드는 자동차 회사를 창업할 당시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수많은 일반 대중을 위해 자동차를 만들 것이다. 최고의 재료를 쓰고 최고의 기술자를 고용해 현대 공학이 고안할 수 있는 가장 소박한 디자인으로 만들 것이다. 반면 차 가격은 저렴하게 해 적당한 봉급을 받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구입해 신이 내려주신 드넓은 공간에서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실제 미국 자동차 시장이 처음 생길 때의 모습은 지금의 전기차 시장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1894년부터 1899년까지 뉴욕시에서 판매된 마차는 35만대, 같은 기간 자동차는 125대가 팔리는데 그쳤다. 헨리포드가 자동차 사업을 할 때만 해도 자동차 산업은 첨단 산업이었고 사람들은 자동차를 `부자를 위한 장난감` 정도로 여겼다.
`값이 싸고 실용적인 생필품`으로써 자동차를 꿈꾸던 포드는 제품의 표준화, 부분품의 단순화, 작업의 전문화라는 `3S` 운동과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도입해 자동차 판매 가격을 획기적으로 끌어내릴 수 있었다. 1908년에 825달러에 팔리던 T형 포드를 1913년엔 550달러로, 1920년엔 255달러로 판매가격을 낮추는 성과를 이뤄냈다. 가격이 떨어지자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규모의 경제로 비용이 절감되는 현대자본주의 선순환이 나타났다. 이러한 기업가의 정신을 돌이키며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의 활성화를 기대해 본다.
박화용 울산과기대 교수 hanaruma11@un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