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마트폰 시장 다크호스였던 HTC가 최근 위기 원인을 삼성전자로 지목했다. 잭 퉁 HTC 북 아시아 사장은 대만 언론과 인터뷰에서 “삼성전자가 부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고 경쟁무기로 사용해 HTC가 어려워졌다”고 비판했다.
HTC는 2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 애플과 함께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했다. HTC는 구글 최초 레퍼런스폰 `넥서스원`을 개발하며 주목받았다. 삼성전자가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을 늘리며 HTC 추락은 계속됐다.
잭 퉁 사장은 3년 전 HTC `디자이어` 스마트폰 출시를 거론했다. 디자이어는 삼성전자가 공급하는 AM OLED 디스플레이를 쓴 제품으로 꽤 인기가 좋았다. 그는 “이 제품 물량이 증가하자 삼성전자가 갑자기 패널을 공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며 “이 일로 핵심 부품 공급이 경쟁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HTC는 삼성전자 패널을 소니 S-LCD로 대체해 디자이어를 다시 내놨다. 그는 삼성전자가 부품 공급망을 수직 계열화하고 마케팅에 강하다고 평했다. 삼성전자는 신제품 출시 초기 원활한 부품 수급 능력으로 생산량을 늘려 판매를 확대한다.
지난 23일 월스트리트저널은 HTC가 최근 출시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원(ONE) 판매량이 500만대를 돌파했다고 보도했다. 알루미늄 소재로 고급스러운 디자인을 자랑하는 HTC 원은 카메라 렌즈 부품 부족으로 출시가 늦어졌다. 최근에도 부품 수급이 원활하지 못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고질적 문제를 겪고 있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