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로봇으로 부처 정책 칸막이 없애자

로봇이 산업 발달에 기여한 공이 크다. 로봇은 제조·국방·의료·교육·농업 등 다른 산업과 접목해 산업경쟁력을 높이고 창조경제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대표적인 융합산업으로 꼽힌다. 생산라인 자동화를 가능하게 한 산업용 로봇을 시작으로 국방·의료·가정·환경·교육·공연·농업용 로봇 등 활용분야가 무궁무진하다.

30일 로봇 기술을 다른 산업부문에 적용해 로봇산업과 타 산업 간 융합형 혁신제품을 개발하기 위한 의미있는 자리가 있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교육부·국방부·문화체육관광부·환경부·국토교통부 등 15개 부처와 민간기업·정부출연연구소·대학 등이 참여한 `2013년도 제1차 로봇산업정책협의회`다. 이 협의회는 정부부처 간 협업을 바탕으로 로봇산업이 수요산업과 융합형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구성됐다. 다시 말해 부처 간 정책 칸막이를 걷어내 사업 간 연계·협력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이 자리에서 정부는 지능형로봇 2013 실행계획에 1635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예산은 기초·원천기술력을 보강하고 융합형 로봇제품 개발하는 한편, 로봇수요를 창출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데 소요된다.

산업 간 벽을 허물고 부처 간 협력을 통한 신규 로봇시장 창출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로봇과 교육·농업·국방·의료 등 여러 산업 간 융합을 위해 부처주도형과 기업아이디어 공모형 시범보급사업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최근 정책을 입안하고 전개할 때 부처 간 협의를 거치는 경우가 많아졌다. 정부정책 가운데 중복되거나 유사한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목적이 같은 정책이라도 전개하는 부처 특성에 따라 수요자인 국민이 체감하는 온도는 전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부처 간 협의가 활성화하면 중복사업을 줄이고 수요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이번에 열린 로봇산업정책협의회를 계기로 실무자 회의를 자주 열어 부처 협력을 강화하고 효율적인 역할분담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었으면 한다. 로봇산업정책협의회를 시작으로 다른 정책에서도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부처 이기주의를 버리고 벽을 허물어야 한다. 정책과 부처가 먼저 융합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