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 소재 인텔 아시아태평양(APAC) 지사 PMBO 조직은 세계 공장에서 아시아 지역으로 공급하는 PC용 칩 전체 주문과 생산을 조율하는 싱크탱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로 보내는 칩 주문과 공급망관리(SCM)도 이곳에서 이뤄진다.
선전 APAC 지사에서 만난 이수진 APAC PMBO 매니저는 “청두, 말레이시아, 베트남 지역에서 생산되는 인텔 공장의 칩이 중국 쑤저우와 브라질 등 각국으로 공급 중”이라며 “하루에도 몇 번씩 `콜라보레이션 미팅`을 열어 판매량을 예측하고 시장 트렌드도 정밀히 분석한다”고 말했다. 회의는 세계 각국 여러 업무 담당자 간 이뤄지기 때문에 컨퍼런스콜을 포함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동원한다. 이 매니저는 “중요한 것은 고객의 실제 생산·판매 동향을 파악하고 미리 가늠하는 것”이라고 귀띔했다.
세계 1위 반도체 제조사로서 장점을 발휘해 때론 PC 제조사보다 더 정확하게 판매치를 예상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리서치 업체 자료를 포함해 시장 동향을 알 수 있는 많은 정보를 분석해 판매량을 점치며 정확도가 80%를 넘는다.
이 매니저는 “과거 `저스트 세이 예스`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이전에는 3~4개월치 물량을 미리 예측하다 보니 주고받는 판매량 예상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거나 출하 시점에서 시장 동향과 달라 원하는 물건이 아닌 사례가 많았다”며 “20%가량만 실제 필요한 물량일 뿐 나머지는 미리 확보하기 위해 내는 발주에 불과했다”고 회고했다. 이어 “지금은 판매 예상치에 맞춰 웨이퍼를 미리 준비하고 계획 정확도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인텔이 변경 주문 정보를 받아 액셀로 정리한 후 다시 여러 주문 정보를 모으고 파악하는 수작업에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소요됐다. 지금은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으로 연결돼 PC제조사 담당자가 숫자를 넣는 즉시 확인 가능하다.
계획이 실제 판매량과 근접해지면서 칩을 미리 허브 창고에 갖다 놓는 벤더관리재고(VMI) 방식 적용은 늘고 있다. 이 매니저는 “VMI 적용 기업을 주요 주문생산기업(OEM)으로 확산하고 있으며 2주치 물량이 고객 가까이에 상주해 있다”고 말했다.
선전(중국)=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