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경영진 역할을 재조정하는 대대적 변화를 예고했다. PC 시장이 내리막길에 접어들면서 더 이상 PC 소프트웨어에만 집중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4일 블룸버그는 MS 내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스티브 발머 MS 최고경영자(CEO)가 사업부를 줄이고 장비와 서비스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조직 개편을 계획 중이라고 보도했다. 돈 매트릭 인터액티브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문 대표를 비롯한 핵심 사업부 임원들 어깨가 더 무거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MS가 기존 8개 사업부를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하드웨어, △애플리케이션&서비스, △운영시스템 그룹 등 4개로 개편할 것으로 내다봤다.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는 서버 사업을 이끌던 나델라 대표가, 하드웨어 부문은 매트릭 대표가 총괄한다. 애플리케이션&서비스 사업은 온라인 그룹을 담당하는 치 루 대표가 맡는다. 운용시스템 그룹은 윈도폰 사업을 담당했던 테리 마이슨과 윈도 엔지니어링 사업을 이끌었던 줄리 라슨 그린이 공동으로 책임진다.
MS 조직개편의 목적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균형적인 통합이다. 윈도 사업은 유지하면서 모바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윈도 애저 기반 기업용 클라우드 사업은 더욱 확대하는 게 뼈대다. 지난해 말 23년간 재직한 시놉스키 윈도 책임자가 사임한 것도 조직 간 조화를 도모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분석이다.
스티브 발머는 지난해 말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이미 대대적 조직 개편을 언급한 바 있다. 최근 비공개로 진행된 내부 회의에서 더욱 구체화된 내용을 발표하고 경영진에게 협력을 당부했다.
MS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상 중이다. 지난해부터 컴퓨팅 장비와 인터넷 기반 서비스에 사업 초점을 맞추겠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 지난달 8년 만에 새로운 `엑스박스` 게임 콘솔을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윈도 기반 스마트패드 `서피스`를 선보였다.
최근엔 홍콩과 중국에 아시아 첫 오프라인 매장을 개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장비·서비스 회사로 전환을 가속하고 애플, 구글과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다. 블룸버그는 MS의 조직 개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현재진행형이라고 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