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니스 산업, `성장`과 `복지` 동시에 해결할 열쇠

`잘 먹고, 잘살자`가 화두인 시대다. `얼마나 오래 살 것인가`에서 `어떻게 오래 살 것인가`로 접근법이 바뀌었다. 자연스레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하는 `웰니스(Wellness) 산업`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안미정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MD, 황창규 성균관대 석좌교수, 박오옥 DGIST 부총장(왼쪽부터)이 4일 성균관대 국제관에서 열린 웰니스 융합 좌담회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안미정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 MD, 황창규 성균관대 석좌교수, 박오옥 DGIST 부총장(왼쪽부터)이 4일 성균관대 국제관에서 열린 웰니스 융합 좌담회에서 의견을 나누고 있다.

전문가들은 웰니스 산업을 신성장동력 창출과 함께 박근혜정부의 핵심 키워드 `국민 행복`을 앞당길 대표적인 기술로 꼽는다. 전자신문은 4일 성균관대 국제관에서 `웰니스 융합포럼`과 웰니스 산업 발전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를 열었다. 박오옥 대구경북과학기술원 부총장(DGIST), 안미정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 신산업 MD, 황창규 성대 석좌교수가 참석했다.

◇`성장`과 `복지` 동시 해결=황 교수는 “고령자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기존 헬스케어와 건강한 사람의 예방에 방점을 찍은 웰니스 산업은 출발부터 다르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사장과 R&D전략기획단장을 지낸 황 교수는 5일 웰니스 융합포럼 의장으로 추대될 예정이다.

황 교수는 “웰니스 산업은 인간 신체는 물론이고 정신, 심리 상태와 인간을 둘러싼 환경까지 범위를 확장한다”며 “웰니스 혁명이야말로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키 팩터(key factor)”라고 강조했다.

안 MD도 “웰니스 산업은 정보기술, 바이오, 서비스 등이 복합된 대표적인 융합 산업이자 일자리 창출을 선도할 대표적인 미래 성장산업”이라고 역설했다.

이들이 웰니스 산업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현 정부의 고민거리인 복지 문제를 해결해 `국민 행복 시대`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다.

황 교수는 “복지 문제 해결 전 과정을 산업화로 직결해 성장과 복지를 함께 추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정된 재원으로 특정 계층에 시혜적으로 베푸는 기존 복지 틀에서 벗어나 복지의 산업화로 일자리 창출 등 성장에 기여하는 동시에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K-웰니스`로 포스트 디지털 코리아 구현=웰니스 산업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정부 움직임도 본격화됐다. 안 MD는 “지난해 관계 부처 산업융합 발전 기본계획 수립에 따라 대표 융합산업인 웰니스 산업 활성화를 본격 추진 중”이라며 “지난달 산업통상자원부와 R&D전략기획단이 웰니스 R&D 국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프로젝트 총괄 주관기관인 DGIST의 박 부총장은 “정신·신체·환경적 웰니스를 고루 구현하는 통합 서비스 플랫폼 개발이 목표”라며 “수요자가 정보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가 되는 수요자 요구형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겠다”고 설명했다.

웰니스는 고소득층과 사무직 근로자를 위한 것이라는 선입견을 해소하기 위해 버스운송조합, 공단 제조업체 종사자, 콜센터·대형마트 종사자 등 다양한 계층의 균형 잡힌 삶을 지원하는 서비스 실증 사업을 프로젝트에 포함시켰다.

황 교수는 우리 웰니스 산업이 선진국에 비해 다소 늦었지만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웰니스가 가진 `마켓 풀(market pull)` 특성 때문이다. 황 교수는 `무어의 법칙`과 자신의 이름을 딴 `황의 법칙`을 빗대어 설명했다.

그는 “무어의 법칙이 박스(PC) 안 혁명에 집중했다면 황의 법칙은 박스에서 뛰쳐나와 모바일 혁명을 겨냥했다. 무어는 기술을 중시한(Technology Push) 반면에 시장 요구를 중시하며 없는 시장을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웰니스란 바로 마켓 풀을 기본 정신으로 하는 미개척 신시장”이라며 “IT 강국인 우리가 누구보다 잘할 수 있고, 우리만의 스토리를 가진 포스트 디지털 코리아 산업으로 키울 가치가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