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4일(현지시각) 애플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특허를 침해했다고 최종 판정했다. ITC는 이날 웹사이트에 게재한 결정문에서 이같이 밝히고 관련 애플 제품의 수입을 금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판정에 따라 ITC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중국 팍스콘 공장 등 해외에서 조립되는 해당 애플 제품의 수입 금지를 건의할 수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은 60일 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ITC는 지난해 8월 예비판정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의 표준특허를 한 건도 침해하지 않았다는 결론을 10개월 만에 뒤집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의 판결과도 배치되는 결과여서 주목을 끈다.
지적재산권 전문가 플로리안 뮐러는 자신의 블로그 포스페이턴트에서 이번 판정이 구형 아이폰과 아이패드에만 적용되는 것이어서 애플의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퀄컴이 제조한 칩을 사용한 아이폰4S 이후 제품에는 판결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미국 지적재산권컨설팅기업 테크아이피엠 이근호 대표는 “ITC가 표준특허도 판매·수입 금지가 가능하다는 선례를 남긴 것”이라며 “ITC는 이 판결로 헌법규정에 따라 공정한 판결을 했다는 명분을 얻고 미국 의회에 현행 법규정 개정 명분을 줬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삼성전자 특허 침해 사안에 대한 ITC의 최종 판정은 당초 지난 1월 14일로 예정됐었으나 무려 5차례나 연기된 뒤 이날 발표됐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