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부진 인텔, 인지컴퓨팅에서 돌파구 찾는다

PC 사업 부진에 빠진 인텔이 인지컴퓨팅으로 활로를 찾는다. 벤처비트는 인텔 캐피털이 인지컴퓨팅 투자를 위해 1억달러(약 1124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했다고 보도했다.

인지컴퓨팅은 모션 컨트롤과 음성 인식, 눈동자 추적, 얼굴 인식 등을 포함한다. 사용자 특성이나 행동을 직관적으로 파악해 관련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갤럭시S4 눈동자 인식과 아이폰 음성비서 `시리`가 대표적 사례다.

기업이 집중해야 할 차세대 기술을 발굴해온 인텔 캐피털은 PC 침체기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를 되살릴 카드로 인지컴퓨팅을 꼽았다. 향후 2~3년 동안 인지컴퓨팅 기술을 가진 벤처 투자와 인수에 적극 나선다. 모션 컨트롤, 음성 인식, 감정 분석, 이미지 분석, 생체 인식 기술이 최대 관심사다.

아빈드 소다니 인텔 캐피털 대표는 “사람처럼 보고, 듣고, 느끼는 기기를 만드는 건 지금까지 공상과학영화 속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겼지만 최근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할 때 머지않아 현실화 될 것”이라며 “뛰어난 인지컴퓨팅 기술을 가진 벤처의 성장을 돕고 이들의 글로벌 네트워킹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개발자포럼에서 공개적으로 인지컴퓨팅 기술 확보에 집중할 뜻을 밝힌 인텔은 조금씩 시장에서 성과를 낸다. 회사가 개발한 `인지컴퓨팅 소프트웨어개발자키트(SDK)`는 다운로드 1만 건을 돌파했다. 올 3분기에는 새로운 동작 인식 카메라를 출시한다. 내년 2분기에는 인텔 인지 컴퓨팅 기술을 활용한 3차원 카메라가 들어 있는 PC가 나올 전망이다. 3차원 카메라는 벽에 반사된 전파가 돌아오는 시간을 측정해 해당 장소의 공간을 3D 지도로 나타내는 장치다.

대만에서 컴퓨텍스 기조연설에 나선 톰 킬로이 인텔 수석부사장 역시 “인텔의 목표는 보다 발달한 인지컴퓨팅 기술을 다양한 기기에 접목하는 것”이라며 “더욱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인텔의 미래가 인지컴퓨팅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