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비트코인으로 일주일 살기

디지털 화폐 비트코인

카쉬미르 힐 포브스 기자는 최근 1주일 동안 비트코인만으로 생활하는 체험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직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극히 소수인데다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아 생활이 쉽지 않다는 게 힐 기자의 생각이다. 특히 1주일 사이에도 비트코인 가치가 급변하는 점은 사용에 어려움을 더했다.

힐 기자는 미국 내 다른 도시보다 비트코인 사용처가 많다고 알려진 샌프란시스코에서 체험을 시작했다. 5비트코인(구매 당시 633.45달러, 약 71만 2000원)을 구매한 그는 지갑의 현금과 신용카드를 빼낸 뒤 집을 나섰다. 먹는 문제부터 해결해야 했다. 샌프란시스코 식당 중에서는 일식집과 컵케이크 가게 두 곳이 비트코인을 받는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없었다. 컵케이크 가게는 가까웠지만 매일 컵케이크만 먹을 수는 없었다.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몇몇 온라인 상점과 음식 배달 서비스가 있었지만 시간이 걸린다. 심지어 10시 이전에는 배달이 되지 않는다. 힐 기자는 결국 굶주린 채 2.5마일(약 4㎞)를 걸어서 출근했다.

하루를 비트코인만으로 살아 보니 모든 곳을 걸어 다녀야 해서 매우 피곤했고 원하는 음식을 사먹지 못해 불편했다. 둘째 날도 이런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유명한 렌터카 업체를 비롯해 교통수단을 빌릴 수 있는 곳이 전혀 없었다. 힐 기자는 결국 친구에게 자전거를 한 대 빌릴 수밖에 없었다.

비트코인으로 커피를 사 마실 수 없는 점도 불편한 점 중 하나였다. 비트코인이 사용 가능한 가장 가까운 커피숍은 곳은 32마일(약 51㎞) 떨어져 있었다. 힐 기자에게 비트코인은 `다이어트` 수단에 가까웠다.

비트코인 가치는 그가 잠들기 전과 눈을 뜬 아침에 크게 달라졌다. 전날 저녁 115달러(약 12만 9000원)이었던 1비트코인 가치가 다음날 아침엔 103달러(11만 6000원)로 하락하기도 했다. 1주일 동안 최대 변화 폭은 50달러였다.

체험 마지막 날 힐 기자는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호텔에서 보냈다. 그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각종 상거래에서 개인과 거래 정보가 노출되지 않는다는 점은 높게 평가했지만 이를 악용할 소지도 충분하다고 전했다.

힐 기자는 “기술이 진보한 샌프란시스코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는 커피숍이 적어도 한 군데라도 생기기 전까지는 비트코인을 진지하게 사용해볼 생각은 없다”고 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