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TV사업 진출을 앞둔 인텔이 콘텐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9일 로이터가 보도했다. 인텔과 협상 막바지에 이른 곳은 CBS와 비아컴, 협상이 한창인 곳은 NBC, ABC, 타임워너 등이다.
인텔은 콘텐츠 수급을 위해 기존 케이블 사업자보다 훨씬 비싼 로열티를 마다하지 않고 있다. 콘텐츠 공급자들은 가입자가 적은 케이블 사업자에게 높은 로열티를 요구하는 게 일반적이다. 가입자가 하나도 없는 인텔이 더 많은 로열티를 내는 건 당연하다. 인텔은 기존 케이블사업자보다 최대 75% 비싼 로열티를 제공하는 조건으로 협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5~6개 미디어 기업과 콘텐츠 수급 계약을 맺는 것이 1차 목표다.
일부 기업의 협상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인텔의 유료 TV 사업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모바일 시대 전환에 실패한 인텔은 PC 산업 쇠퇴와 함께 내리막길을 걸었다. 부활의 열쇠는 바로 `안방`이다. 인텔은 격화되는 홈 엔터테인먼트 전쟁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점점 고도화되는 홈 엔터테인먼트 기기에는 성능 좋은 칩이 필요하고 이곳에서 더 큰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인텔은 단순히 칩을 제조사에 납품하는 것에서 벗어나 직접 셋톱박스를 만든다. 인텔 셋톱박스는 사용자 얼굴 인식 기술을 적용해 좀 더 세밀한 타깃 광고 전송이 가능하다. 최근 새로운 투자금을 확보하는 등 기업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한 인지컴퓨팅과 연결되는 대목이다.
사용자가 상업 광고를 건너 띄지 못하게 하는 기능도 넣는다. 콘텐츠는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직접 골라 자신만의 채널목록을 구성하는 형태다. 인텔은 콘텐츠 수급 계약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연말 본격 유료 TV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