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초유의 전력비상 사태에 대한 우려가 높은 가운데 삼성·LG 등 업계가 다양한 에너지 절약 프로그램 가동에 나선다. 다만 기업들은 국가차원 에너지 위기대응에 동참하면서도 정상적 기업활동 위축은 막아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이 깊은 모습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올여름 삼성·LG 등 주요 그룹사는 올해 실내온도 최적화, 하계 복장 기준 적용,불필요 PC와 전등 소등 등을 대부분 시행한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도 국가차원 에너지 위기 대응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실질적 절감효과가 큰 생산라인·대규모 영업장에서 전력사용을 일괄적으로 줄이면, 기업활동에 부정적 영향이 있는 만큼 시나리오별 대응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은 지난해보다 강화된 그룹차원의 에너지 절감 대책을 마련 중이다. 당장 이날부터 `No 자켓, 반팔 티 착용`의 복장 간소화가 시작됐다. 삼성은 지난해 절전을 위해 그룹차원에서 `3S(Smart Summer Save)운동`을 펼쳤다. 생산현장 전력사용량은 5%, 사무실과 가정은 각각 10%와 15%까지 자발적으로 줄이는 게 골자다.
삼성 관계자는 “올여름 전력수급 상황과 정부 정책, 또 계열사별 특성을 고려해 보다 강도 높은 에너지 절감 계획방안을 조만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연속가동이 필요한 공장을 제외한 조립라인에 대해 `피크시간의무절전(오후 2~5시)`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생산 이외 시설에 대한 조명, 공조 제어, 비가동 설비의 전력을 최소화하는 한편 노후설비를 저전력, 고효율 장비로 교체하는 작업도 계속 진행할 방침이다.
LG그룹은 계열사별로 에너지 대책을 마련해 시행한다. LG전자는 `전사 에너지 절약 태스크`를 가동한다. 사업장과 공장 내부를 돌며 손실되고 있는 에너지를 직접 찾아 해결하는 에너지 감시단도 운영 중이다. △관심-주의-경계-정전 등 단계별 대응체제 마련 △에너지 낭비요소 수시점검 △사무실 실내온도 제한 등이 시행된다. 일일 피크전력 모니터링과 관리는 물론, 만일의 사태 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 매뉴얼도 마련한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구미 공장 사무공간의 실내온도를 26℃로 제한한다. 각 사업장 인근의 기숙사까지도 에너지 절감 감시단을 운영한다.
LG화학은 업종 특성상 24시간 공장 가동이 불가피하다. 여수·대산 공장은 전력 피크 시간대에 일부 설비의 가동률과 정비 일정을 조정키로 했다. 일부 공장은 일괄휴가를 적용해 일정기간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했다. 여수공장 내 전기분해로 보수 일정을 전력수요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7~8월로 변경한 것도 특징이다. 대표적 고전력 소모 설비는 전력 사용 피크 시간대를 피해 가동하는 한편, 태양광 발전설비 등 자체 전력확보 비중도 높이기로 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하계 절전제품 대규모 할인전을 열고 있다. 삼성전자는 에어컨과 TV, 세탁기 등 에너지등급이 높고 절전 기능을 강화한 제품 위주의 `에코가전 특별전` 할인행사를 7월말까지 시행한다. LG전자도 유사 형태의 `초절전 제품 빅세일` 이벤트를 주요 제품 소진시까지 진행키로 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