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퍼드대에 재학 중인 학생 몇 명은 그 지역 스타트업 업체를 방문했다. 이 학교의 `테크놀로지 벤처스 프로그램`의 티나 실리그 교수의 `창의성(Creativity)` 강의 시간에 발표할 기회를 5분 주겠다는 제안을 했다. 가격은 1100달러. 스타트업 업체는 두말 않고 제안을 받아들이고 5분을 십분 활용했다. 스탠퍼드 학생들에게 자신들의 제품을 소개하고 인력 채용도 할 수 있었다.
티나 실리그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의 저작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에 나오는 창업 프로그램 이야기다. 실리그 교수는 학기 초마다 학생들에게 `5달러 프로젝트`라는 과제를 줬다. 한 조마다 5달러를 이용해 돈을 벌어오는 것이다. 제한된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느냐가 관건이다.
아이디어는 무궁무진했다. 레스토랑 줄을 대신 서주는 학생, 자전거 타이어에 바람을 넣어주는 학생, 기부를 받는 학생 등 다양한 사례가 나왔다. 재미있는 건 돈을 많이 번 학생들일수록 `5달러`라는 자본금에 집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오종훈 펄서스테크놀러지 사장은 직함이 두 개다. 펄서스테크놀러지 대표이사이자 카이스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교수다. 지난 1999년 포스텍 교수로 재직하던 그는 학내벤처를 설립해 디지털오디오 앰프용 반도체를 개발했다. 동료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창업했지만 대부분 초반에 떠났고 끝까지 남아 회사를 일군 사람은 혼자였다.
이후 자신의 창업 경험을 살려 포스텍은 물론 카이스트 등에서 창업에 대한 강의를 10년 넘게 해 왔다. 안정적인 교수 생활을 하다가 경영자로 나선지 14년째, 창업 전선에 뛰어드는 후배들을 위해 해 주고 싶은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있다고 했다.
그 중에서도 창의력을 발휘하는 방법, 성공하는 방법에 대한 내용을 추천했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아이디어가 생기고, 남들보다 잘하거나 시험 커트라인을 넘기는 게 아니라 무슨 일을 하건 가장 최고의 결과를 내고자 하면 일이 즐거워질 수 있다.
오 사장은 이 책이 “20대 창업자는 물론 50대에게도 자극을 줄 수 있는 책”이라며 “요령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꿈을 꿀 수 있게 도와 준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도, 가르치는 것도 그동안 반복해 오던 패턴에서 벗어나 자신을 다시 바라보고 싶을 때 유용한 책”이라고 설명했다. 창업자 뿐만 아니라 인생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창조경제`를 구현하기 위해서도 유용한 책이다. 오종훈 사장은 “스탠퍼드 티나 실리그 교수 강의처럼 기업가 정신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통해 창업 노하우와 창의적인 발상을 전수하고 싶다”며 “사고를 자유롭게 하고 큰 꿈을 꾸는 사람이 많아지면 창조적인 사업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