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노베이션 DNA]인터뷰/스콧 사이크스 화웨이 부사장

“세상 어느 기업에도 없는 흥미롭고 실험적인 관리기법입니다. 성공 여부를 말하긴 이르지만 숫자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선전 화웨이 본사에서 만난 스콧 사이크스 부사장은 로테이팅 CEO 제도의 힘을 굳게 믿었다. 스콧 부사장은 “좋은 아이디어 인지 모르지만 일단 시도하는 중”이라며 “다른 기업이 이러한 제도를 운영하는 것을 본 일이 없다”고 과감한 실험정신의 산물임을 강조했다.

[글로벌 이노베이션 DNA]인터뷰/스콧 사이크스 화웨이 부사장

초기 아이디어는 컨설팅 업체 머서(Mercer)가 제안했다. 8명 중 한 명이 회장을 바꿔 맡는 제도로 도입됐다. 하지만 화웨이는 2011년 이를 자신만의 `로테이팅 CEO` 시스템으로 바꿨다. 스콧 부사장은 “런정페이 회장이 굳게 믿는 `수집형 의사 결정 시스템(Collective Dicision Making)`은 한 사람에게 너무 많은 힘과 시간을 주지 않는 데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능력 있는 사람의 역량을 결집해 한 사람이 제시한 길 보다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다.

스콧 부사장은 “아무리 잘하는 기업이라도 CEO 한 사람이 퇴진하면서 전체가 무너지는 경우가 있다”며 “반면 우리는 선택할 수 있는 의사결정 유닛(Unit)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공개(IPO)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회사 전략에 맞춰 옳은 방향으로 선택하면 된다는 말이다. 스콧 부사장은 “차후엔 모르겠지만 5∼10년 내 IPO 계획이 없다”고 못박았다.

임원 순환 경영 제도는 수석 임원들을 평가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다. 런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을 아직 선출하지 않은 화웨이의 미래를 책임질 누군가를 판단할 수 있는 장치인 셈이다.

화웨이만의 `경영자`가 아닌 `직원` 중심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1987년 허름한 사무실에서 런 회장을 포함한 8명으로 이뤄진 장비 총판 기업으로 시작해 26년 만에 세계 140여개 국가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한 비결이 `사람`에 있다고 믿는다.

스콧 부사장은 “매년 10%씩 성장해 5년 후 600억달러(약 68조원) 매출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경영 혁신을 통한 성장 속도를 유지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선전(중국)=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