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차세대 방송]<1>창조경제와 차세대 방송

방송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풀HD에 이어 3D·UHD 등 디스플레이 분야는 실감형 기술로 급속하게 넘어가고 있다. 채널도 지상파 중심에서 케이블·위성에 이어 IPTV로 다변화하는 추세다. 새 코너 `개막! 차세대 방송`에서는 대한민국 차세대 방송의 밑그림을 그려보고 글로벌 경쟁력을 위한 대응 전략과 준비 과정 등을 심층적으로 알아본다.

광운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
광운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

새 정부의 주요 정책 키워드는 창조경제 구현이다. 세계적인 경영전략가인 존 호킨스는 “자본보다 아이디어 가치를 높게 둔다면 창조경제는 어느 곳, 어느 산업에서나 가능하다”고 하면서 한국 정부에 대해 “창조경제를 구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기업과 경영인이며, 정부는 그들이 창조경제를 향해 나가는 데 걸림돌이 없는지 치워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바로 미래창조과학부 역할이다.

애플 성공 사례는 창조경제의 좋은 모범답안이다. 애플은 부품도 제품도 직접 생산하지 않는다. 스마트폰의 핵심인 응용 프로그램도 대부분 애플이 제공하지 않고 앱스토어 형태로 운영된다. 애플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기존 모바일폰 제품에 응용 프로그램과 콘텐츠를 담는 역할만 했을 뿐이다. 애플 성공은 새로운 생태계 기반의 혁신과 함께하는 것이다. 역할이 분할된 기업의 제품과 아이디어를 하나의 사업으로 완성하는 강력한 협력 체제 생태계를 조성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창조경제라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구현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창조경제의 실현을 위해 만들어졌다. 주어진 현재의 여건을 인정하고 인력 양성과 창의적인 과학기술 개발뿐 아니라 개발된 기술을 다양한 산업에 융합해 접목하고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창조경제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기 위한 주체다.

호킨스의 말처럼 창조경제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가 ICT 분야에 집중하는 이유는 지금까지 갖고 있는 경쟁력 때문이다. 경쟁력 있는 몇 개 분야에 먼저 주력해 성공을 거둔다면 사회경제·문화적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시간이 걸릴지라도 이런 패러다임 변화는 결국 교육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모든 환경을 선진국형으로 바꾸는 초석이다.

최근 방송통신기술 융합, 네트워크 중립성, 융·복합 플랫폼의 성장과 이용자 중심(UI/UX)의 미디어 환경도 이 분야 부가가치 흐름을 변화시켰다. 결국 ICT 경쟁력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혁신과 함께 콘텐츠의 다양한 활용과 생산적인 유통구조의 혁신이 반드시 같이하며 C(콘텐츠)-P(플랫폼)-N(네트워크)-D(디바이스) 생태계 모양을 갖추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3D·UHD 등 차세대 방송 분야는 기술 경쟁력 제고와 함께 창조경제를 실현할 좋은 산업 분야라고 할 수 있다.

2012년 12월 국내에서도 아날로그 방송이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고선명(HD) 방송뿐 아니라 3D와 초고선명(UHD) 등 실감영상을, 스테레오 음향에서 극장 수준의 실감음향도 제공해 시청자가 더욱 차별화된 프리미엄 서비스를 체험하는 시대가 되었다. 기술 발전은 시청자 만족감을 극대화하는 효과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방송을 드디어 `산업`의 한축으로 변화시키는 획기적인 계기이자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3D TV 방송 분야는 우리 기술을 ATSC 국제표준으로 채택되게 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UHD TV 방송도 기술 개발은 일본보다 늦었지만 국내 가전사가 상용화 제품을 먼저 출시해 기술 경쟁력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기술개발과 표준화 주도와 함께 결과물을 한데 모아 CPND의 스마트 생태계를 조성하고 새로운 가치를 생성할 수 있는 산업의 사슬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최근 미래부가 차세대 방송기술협의회를 구성하고 지상파, 케이블, 위성, 콘텐츠 분야의 실무반을 가동하는 이유기도 하다.

한때 3D가 죽고 스마트가 키워드로 부상하더니 이제는 UHD가 대세인 듯 유행어가 되어 버렸다. 들여다보면 3D TV나 스마트 TV, UHD TV 등 차세대 방송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 기술은 아주 새로운 것이 아니다. 단지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급속도로 발전한 ICT를 다양한 미디어 콘텐츠에 접목해 새로운 융합형 서비스로 거듭난 것뿐이다.

결국 유행을 탈 것도 아니고 타서도 안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각 서비스 특징과 장단점을 최대로 고려해 각각의 서비스가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유지상 광운대학교 전자공학과 교수 jsyoo@kw.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