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70여개에 불과했던 나노 기업수는 현재 700개를 넘어섰다. 나노 기술을 적용한 제품수도 125개에 달한다. 나노 회사도, 상품도, 논문도 많아졌다. 무엇보다 나노기술이 디스플레이·자동차·태양광·연료전지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되면서 전문인력 수요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기업이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확보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나노 산업은 아직 초창기에 불과하다. 전문인력 부족은 우리나라 나노 산업이 발전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나노 장비 및 설비를 활용해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조속히 확보해야 이유다.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팔을 걷어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특성화고를 대상으로 나노융합 기술 인력 양성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나노 기술이 필요한 기업에 양질의 전문인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특성화고 학생 취업을 지원해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정부·지자체·교육청이 연간 30억원의 예산을 지원했으며, 전국 99개 특성화고와 107개 기업이 참여했다. 나노종합기술원·한국나노기술원·포항나노기술집적센터·전북나노기술집적센터·광주나노기술집적센터·대구나노융합실용화센터 등 총 6개 기관이 첨단 장비뿐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프로그램이 아직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이룬 성과가 적지 않다. 나노융합 기술 인력 양성사업으로 올 상반기 174명의 나노 기술 전문인력이 배출됐다. 이 중 160명이 나노 관련 기업에 취업했다. 이번 사업에 참여한 학교의 평균 취업률은 일반 특성화고의 두 배를 넘어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올 상반기 150명, 하반기 100명을 프로그램에 참가시켜 전원 취업시킨다는 목표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업 수요를 반영해 만든 교육 프로그램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내고 있다”며 “향후 다른 산업 분야를 대상으로 한 나노 교육 프로그램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전문인력 양성에 발벗고 나섰지만,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산학연 주체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현장 전문인력뿐 아니라 원천 기술을 개발할 핵심 인력 양성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나노 기술 연구가 다소 폐쇄적으로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며 “연구개발 교류뿐 아니라 인력 교류 프로그램도 활성화해 진정한 나노 융합을 시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