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제포럼]창조경제의 꽃, 헬스2.0

지난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와이파이 인근 2.36~2.4㎓ 대역을 헬스케어 전용주파수로 지정하고 4억달러 규모의 `헬스케어 브로드밴드 펀드`를 조성했다. 퀄컴은 각종 헬스케어 장비와 솔루션이 호환 가능한 통신플랫폼 `2Net`을 선보였다. GE는 인텔과 `케어 이노베이션`을 만들어 홈헬스케어 플랫폼을 개발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는 `카라다임`을 설립해서 원격 의료 및 의료정보 전달 플랫폼을 선보였다. GE헬스케어는 향후 5년 동안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무려 2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최근 밝혔다. 중국, 일본, EU 등에서도 별도 주파수 지정과 개인건강기록부(PHR) 사업 추진 등 헬스IT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창조경제포럼]창조경제의 꽃, 헬스2.0

선진국 헬스IT 전개가 어지러울 정도로 빠르다. 미국 피라미드연구소는 지난해 말 기준 세계적으로 6억개의 건강 애플리케이션이 존재한다고 추산했다. 구글 글라스와 아이 와치 등 `입는 스마트폰`의 등장은 스마트폰 건강관리를 더 급속히 확산시킬 것이다.

세계가 헬스IT에 주목하는 것은 고령화경제 시대에 의료비를 크게 절감시키면서 국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가치 지향적 산업`인데다 산업 및 고용 유발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먼발치에서 선진국의 질주를 쳐다보고 있지만, 의료 분야의 우수한 인적자원과 뛰어난 통신망, IT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창조경제 색깔만 입힌다면 곧바로 헬스IT 분야의 선진국에 합류할 수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헬스IT 산업은 공급자 아이디어와 기술 중심으로, 장비와 네트워크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헬스IT는 크게 △병원 디지털화 △원격 의료 및 교육 △헬스2.0 세 분야로 구분되는데 우리는 선진국이 중시하는 헬스2.0 분야를 다소 소홀히 했다.

헬스2.0은 의료인과 의료소비자가 정보를 공유하며 일반인의 건강, 의료 선택권을 돕고 건강관리의 품질을 향상시킨다. 창조경제가 △네트워크 공생 △집단 창조활동 △창조적 콘텐츠 생산 등을 고갱이로 삼는다면, 헬스2.0은 이 요소를 모두 갖춘 대표적인 창조경제 분야다.

헬스2.0 산업은 대기업, 중소기업, 의료기관 등이 힘을 합쳐서 국민의 행복지수를 높이는 `가치 산업`이다. 소비자 중심의 건강정보에 헬스케어 전용 주파수 선정, 표준화된 통신플랫폼 구축, 개인건강기록부(PHR) 보급, 빅데이터 처리기술 등을 융합하면 국민 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건강의료정보 관리 주체가 병원이 아니라 개인이 되는 PHR시스템이 구축되면 생활문화가 근원적으로 바뀐다. 누구나 스마트폰 앱으로 운동과 식단 관리를 하게 된다. 부모가 자녀의 약 복용 사실을 손쉽게 파악해 의사와 논의할 수도 있다. 의료기관의 품질결과 비용을 분석해서 최적의 선택을 하고 예약하는 일 등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유전자, 바이오, 환경정보 등을 합치면 `입는 컴퓨터`를 통한 실시간 건강관리가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소비자가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기본적 건강 의학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다. 미국은 정부와 민간 기업이 수십 년 동안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의료 소비자를 위한 콘텐츠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했다. 건강포털 회사 웹MD 한 곳에서만 5조원 이상을 투입해 웹사이트를 구축했다. 이 콘텐츠가 거름이 돼 헬스IT 산업이 만개할 토양이 형성됐다.

정부와 기업이 힘을 합쳐 헬스2.0 콘텐츠DB를 구축해야 한다. 그렇게하면 헬스2.0 관련 회사와 연관 직업군이 대거 발생할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네트워크, 장비 등의 영역에서 헬스IT 산업이 꽃필 것이다. 국민이 건강하고 행복해지는데 머뭇거릴 까닭이 과연 있을까.

이성주 코리아메디케어 대표 stein33@kor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