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시계가 나왔다고 라이브사이언스닷컴이 17일 보도했다. 미국 국립 표준기술연구소(NIST)가 만든 원자시계로 50억년이 지나야 1초 오차가 생긴다. 지금보다 정확도가 100배 높아진 수준이다.
NIST 물리학자들은 새로 개발한 원자시계가 “10ⁿ(n=18)초에 1.6초, 즉 50억8000만년에 1초 느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이 표준시에 사용하는 원자시계는 절대온도 0도에 가까운 극저온의 세슘 원자를 이용한다. 레이저로 온도를 낮춘 세슘 원자는 마이크로파로 발사돼 특정 주파수에서 진동한다. 이 주파수는 세슘 원자의 최외곽 전자가 91억9263만1770Hz 궤도에 도달할 때 흡수되는 에너지와 같다. 즉 `초(秒)`는 이 주파가 91억9263만1770 주기만큼 지속되는 시간이다.
연구진이 개발한 `광학 격자 시계(optical lattice clock)`는 레이저빔으로 만든 상자 속에 이테르븀 원자를 가두고 다른 유형의 레이저파를 쏴 에너지 수준을 올리는 방식이다. 새 원자시계 개발은 측지학 분야에 새로운 전기를 가져올 전망이다. 측지학은 장기간에 걸쳐 지구의 형태와 중력장의 미세한 변화를 추적하는데 기존 원자시계들은 해수면에서 해발 고도 1.6㎞에서와 비교할 때 극미하게 느리다. 지구와 가까울수록 중력의 힘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기존 가장 정교한 원자시계는 이런 차이를 수천 미터 고도에서만 측정할 수 있지만 새로운 원자시계는 1㎝ 높이에서도 차이를 감지한다. 빙하 두께에 일어난 작은 변화나 판의 충돌로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 산맥의 융기 같은 변화들을 측정할 수 있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