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년 인류는 `디지털 불사조`로 영원히 산다

# 갓 태어난 아들을 캡슐에 실어 지구로 보낸 아버지는 그 즉시 숙적에게 살해당한다. 그러나 33년 후 장성한 아들은 불시착 우주선에서 아버지와 만나 대화를 나눈다. 과학자였던 아버지가 생전에 자신의 기억과 의식을 컴퓨터 시스템에 입력해놓은 덕분이다. `홀로그램 아버지`는 아들에게 출생의 비밀과 그의 능력을 설명한다.

현재 상영 중인 영화 `맨 오브 스틸`에서 `디지털 불사` 연기를 펼친 배우 러셀 크로.
현재 상영 중인 영화 `맨 오브 스틸`에서 `디지털 불사` 연기를 펼친 배우 러셀 크로.

최근 개봉한 SF영화 `맨 오브 스틸`의 한 장면이다. 영화에 나온 슈퍼맨의 아버지처럼 죽지 않고 디지털 세상에서 영원히 사는 `디지털 불사조`가 32년 후 현실로 이뤄질 전망이다.

18일 라이브사이언스에 따르면 최근 열린 `글로벌 미래 콘퍼런스`에서 2045년께 사망 후에도 디지털 기술에 힘입어 생전처럼 생각하고 말할 수 있는 디지털 불사의 시대가 열린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발명가이자 미래학자이면서 현재 구글에서 디렉터로 일하는 커즈웨일은 콘퍼런스에 참가해 “2045년은 컴퓨팅 파워가 인간의 뇌용량을 초과하는 해”라며 “3D 프린팅 기반의 신체 복제는 매우 가까운 미래에 가능하며, 나아가 인간의 의식을 컴퓨터에 입력했다가 사후에 되살리는 기술도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변호사이자 생물공학 기업의 CEO인 마틴 로스블랫은 이를 `마인드 클론`이라고 이름 붙였다. 그는 “모든 생물 공학의 궁극적인 목표는 죽음을 끝내는 것”이라며 “디지털 버전의 인간은 영원히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신경 기술자들은 마인드 클론의 기초장비 일부를 개발했다. 이 장비는 사람의 단기 기억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 기록한다. 장기 기억은 보다 복잡한 수학적 신호를 통해 컴퓨터에 저장된다. 현재 쥐와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으며 사람에 대한 임상 실험도 진행 중이다. 마인드 클론의 구현 시점이 2045년인 것은 이를 가능케 할 퀀텀 컴퓨터의 개발이 2045년께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에 의문을 제기하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심리학자, 철학자들은 인간의 의식은 복제될 수 없으며, 하드웨어(신체)와 소프트웨어(정신)는 분리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