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상도 우주카메라 반사경, "국산화 성공"

정부출연연구원 간 융합연구로 인공위성 카메라 핵심부품 국산화에 성공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우주과학센터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 위성탑재체실 공동연구팀은 인공위성 카메라에 들어가는 직경 800㎜ 초경량 반사거울을 국내 기술로 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위성 과학부품 가운데 반사거울은 촬영하는 영상 해상도를 결정하는 핵심부품이다. 반사거울 직경이 크고 정밀한 비구면을 가질 때 더욱 선명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800 mm 반사거울 국산화 제작을 이끈 KRISS-KARI 연구자들
800 mm 반사거울 국산화 제작을 이끈 KRISS-KARI 연구자들

직경 100㎜ 반사거울을 사용한 우리별 3호는 해상도가 13m에 불과하다. 그러나 다목적위성 3호에 실린 직경 800㎜ 반사거울은 1m 이하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다.

우주용 대형 카메라 반사경은 핵심부품이지만 그동안 전량 해외 제작에 의존했다. 반사거울은 전략 물자로 취급돼 국가 간 수출입에 제한을 받을 뿐 아니라 기술 유출도 통제하는 상황이다. 직경 1m가 넘는 대형 비구면 반사거울을 제작할 수 있는 나라는 위성 선진국인 미국·프랑스·러시아 등 소수국가에 불과하다.

공동연구팀은 직경 800㎜ 비구면 반사거울을 10nm(1억분의 1m)의 정밀도로 가공하는데 성공했다. 머리카락 1000분의 1 크기로 쪼개는 수준의 가공 난이도를 극복한 것이다.

연구팀은 우주산업에 활용하기 위해 반사거울 무게를 줄이는 작업도 수행했다. 경량화 작업을 위해 깨지기 쉬운 거울 뒷면을 미세한 벌집형태로 가공했다. 이 과정은 반사거울 무게를 70% 이상 줄여 위성 발사비용 절감과 위성 움직임 개선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사업 책임자인 이윤우 표준과학연구원 산업측정표준본부장은 “고해상도 우주용 카메라 광학부품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국산화해 수십억원에 이르는 수입 대체효과를 가져왔다”며 “세계 위성 시장에서도 더욱 주도적인 개발활동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