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솔루션 업계 "CIO보다 CMO를 잡아라"

IT 업계의 영업 타깃이 최고정보책임자(CIO)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로 옮겨간다. IT 솔루션을 아는 사람이 많아지고 마케팅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고객 접점에서 전략을 수립하는 CMO가 IT 제품 판매에 더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19일 기가옴은 IBM을 포함한 거대 IT 기업이 CMO를 최우선 영업 타깃으로 삼는 경우가 늘어난다고 보도했다. 모든 영업 전략을 CMO와 마케팅 부서가 이해하기 쉽도록 수정해 제품 구매를 유도한다는 설명이다.

IBM이 가장 적극적이다. IBM은 자사 100여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솔루션을 구매 대상에 맞춰 여러 범주로 분류했다. 마케팅과 e커머스, 고객관리, 지원부서를 아우르며 최고구매책임자(CPO), 최고공급망관리책임자(CSC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인사책임자(CHO)가 대상이다. 그 중심은 CMO다.

IBM의 행보는 기업 마케팅 전략 수립에 IT가 빠질 수 없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가령 소비자 성향을 분석할 때에는 반드시 분석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데 마케팅 전략 수립 때부터 이를 연계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다.

세일즈포스닷컴이 2조8000억원을 들여 온라인 마케팅 전문 업체 이그잭트타깃을 인수한 것도 IBM을 자극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인수를 진행하면서 CIO가 아닌 CMO를 타깃으로 삼았다. 두 회사 외에도 오라클의 마케팅 자동화 업체 엘로콰 인수, 센드그리드의 마케팅용 이메일 시스템 개발도 모두 CMO에 어필하려는 포석이다.

기가옴은 최근 추세가 CIO와 IT 부서에는 달가울 리 없다고 전했다. 한 관계자는 “IT 권력이 이동하더라도 CMO는 여전히 기술적인 부분에서 한계가 있다”며 “CMO와 CIO의 협력 관계가 더욱 공고해져야 효과적인 IT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