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할당안 공개 앞두고 900㎒ 불가론 또 꺼내…경쟁사 "진위 의심"

KT가 주파수 할당안 공개를 앞두고 `900㎒ 캐리어어그리게이션(CA) 불가론`을 다시 꺼내 들었다. 자사 900㎒는 간섭이 심해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경쟁사가 준비한 CA에 비해 현저히 품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일제히 반발하면서 900㎒대 사용가능 여부를 두고 진실공방이 가열됐다.

KT는 19일 정부에 `SKT, LG유플러스가 하반기 주파수집성기술(CA)을 통해 선보일 LTE-어드밴스트(A) 서비스를 전면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이번 경매에서 1.8㎓ KT 인접대역을 서비스 시기 제한 등 기타 조건 없이 그대로 내놔야 한다는 주장이다.

KT는 “현재 경쟁상황이 KT에 불공정한데다 경쟁사도 광대역 주파수를 할당받아 동등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1.8㎓ 인접대역에) 서비스 개시 시기 지연 등 인위적인 제한을 두는 것은 LTE 사업을 포기하라는 말과 같다”며 “이용자 이익 저해, 경쟁 제한 등의 심각한 문제를 무시하고 인접대역 할당에 조건을 꼭 부여해야 한다면 KT에 대한 역차별 시정을 위해 경쟁사 LTE-A 서비스 중단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CA는 따로 떨어진 주파수를 묶어 광대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이다. LTE-A 서비스 핵심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SKT와 LG유플러스는 하반기 각각 800㎒·1.8㎓, 800㎒·2.1㎓에서 CA를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KT가 경쟁사의 LTE-A 상용화와 1.8㎓ 주파수 대역의 조건 없는 할당을 내건 것은 현재 보유중인 900㎒ 대역에 간섭이 심해 경쟁사보다 CA 상용화가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KT는 이와 별도로 LTE 주서비스 대역인 1.8㎓외에 900㎒에서 기지국설치 등 CA 관련 투자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경쟁사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겉으로는 불가능하다고 발표하면서 물밑에서는 상용화 준비를 진행 중이어서 KT의 진위가 의심된다는 것이다.

KT는 6월 초 경기도 광주에서 CA 시험망을 운영을 시작했다. 삼성전자에서 SKT와 동일한 상용수준의 장비를 공급받아 LTE-A 속도로 평가되는 138Mbps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 서초구, 종로구, 중구 등에서는 이미 장비를 설치해 필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지난주에는 LTE-A(CA)를 위한 주요 통신설비 승인 요청을 미래창조과학부에 접수했다. 1.8㎓과 900㎒ CA를 위한 기술, 행정적인 절차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이석채 회장 역시 지난 5월 열린 월드IT쇼 행사장에서 “캐리어어그리게이션(CA) 기술 갖고 있고 주파수 대역 상관없이 LTE-A를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KT 관계자는 이에 대해 “900㎒에 대한 기술개발·행정절차를 밟는 것과 이를 실제로 쓸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라며 “현장에서는 RFID, 무선마이크 등과 혼선이 여전해 아직 상용 서비스를 할 수 없는 수준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통신품질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국내 고객 특성상 당장 서비스를 시작 할 수 없는 상태란 설명이다.

SKT 관계자는 “어차피 주파수 할당 방안이 결정된 직후 LTE-A 전쟁이 벌어진다”며 “KT도 이에 대비해 900㎒ CA를 준비하고 있으면서 경쟁사만 CA가 되는 것처럼 불리한 처지를 내세우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KT는 900㎒ 사용을 위해 이미 기지국을 설치했고 CA용 단말기도 요청해 놓은 상태”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900㎒ 불가론을 자꾸 꺼내는 것은) 1.8㎓ 인접대역을 할당받기 위해 고의적이고 악의적인 행동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비난 수위를 높였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