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망경]공공기관 성적표

공공기관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초비상이다. 지난 1년 `경영 성적표`가 발표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도 어김없이 `2012년도 경영평가 결과`를 최근 공개했다. 우리나라 공공기관 수는 현재 총 295개다. 공기업이 30개, 준정부기관이 87개, 기타 공공기관이 187개다.

이번 평가는 이중 111개 기관(공기업 28개·준정부기관 83개)만을 대상으로 했다. 기관과 함께 기관장 100명도 평가를 받았다. 이들은 2012년 12월 31일 기준 재임기간 6개월 이상인 사람들이다. 2012년 평가 결과는 전년에 비해 달랐다.

무엇보다 최하위 등급(E) 기관이 7곳으로 크게 늘었다. 전년에는 1곳이었다. C등급도 12곳 늘어난 39곳에 달했다. 기관장 평가 역시 전년보다 `낙제자`가 많았다. 경고 등급(D)이 16명으로 10명 늘었다. 사실상 해임이나 마찬가지인 E등급도 2명이었다. 기관과 기관장 평가 모두 전년보다 엄격해졌다. 오비이락일까. 박근혜정부와 국정철학이 맞는 사람으로 기관장을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시점이어서 묘한 여운을 준다.

정부가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실시한 건 1984년이 처음이다. 내년이면 꼭 30년이다. 한 제도가 강산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존속하기는 쉽지 않다. 이 제도가 이렇게 영속할 수 있었던 것은 지표를 보완하는 등 적절히 변화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이 대표적이다. 당시 글로벌 평가 지표를 새로 추가했다. 피감기관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표수도 39개에서 18개로 크게 줄였다. 또 중소기업제품 구매와 청년미취업자 고용 등 정부권장정책 평가 점수를 2점에서 5점으로 크게 높였다. 공공기관이 앞장서 중소기업 제품을 우선 구매하고 청년미취업자를 많이 고용하라는 뜻에서다. 차제에 국산SW 도입률도 새로운 평가항목으로 넣었으면 한다. 국산SW 유지관리비 인상에 이어 국산SW업체에게 또 하나의 큰 선물이 될 것이다.

방은주부장ejbang@etnews.com